조준희 YTN 차기 사장 내정자는 젊은 사원들의 ‘소통’에 화답할 수 있을까. 주주총회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YTN의 젊은 사원들이 조 내정자에게 메시지를 띄웠다. “YTN을 책임질 의지가 있다면 사원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회사가 변화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다.”
YTN의 위기를 절감한 입사 3~14년차 ‘젊은 사원들의 모임’이 지난 5일 서울 상암동 YTN뉴스퀘어 2층 카페에서 사원들과 함께하는 ‘소통의 장’을 열었다. 100여명이 참석한 이날 모임은 연차·부서·직종을 떠나 보도와 인사, 경영 등 YTN의 수년째 묵은 ‘현실’을 토로하는 장이었다.
민감한 이슈를 외면하며 기자들의 무기력과 자기검열은 커졌다. 정치부 A기자는 “드러내놓고 편향된 보도를 한다기보다 민감한 것을 피해가고 싶어 하는 비겁함이 보인다”며 “최악의 오보는 침묵”이라고 지적했다. 10년차 B기자도 “과거 YTN의 화두는 이슈 선점이었지만 어느 순간 사라졌다. 뉴스의 알맹이가 없다”며 “시민들이 궁금해 하는 뉴스를 왜 못하는지 답을 찾아야한다”고 꼬집었다.
보도국 편집회의에 대한 회의감도 터져 나왔다. 타 부서와 리포트가 중복되고, 이슈에 대한 기획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편집회의에 기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자기반성도 이어졌다. 8년차 C기자는 “데스크 잘못도 있지만 기자들이 느슨해진 측면도 없지 않다”며 “치열함을 회복해 현장의 목소리를 강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합리적인 인사와 공정방송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도 요구했다. 2009년 사측이 일방 폐지한 보도국장 3배수 추천제를 부활하고 노사 공정방송위원회를 정상화하는 방안이다. 20여년차 D기자는 “사측의 인사 철학이 보도를 망가뜨렸다”며 “보도국장 추천제, 인사 상향평가 등 구조적인 견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법무팀장 직무유기 논란과 온라인 활성화 제안 등도 이뤄졌다.
단절의 시작은 2008년 낙하산 사장 사태로 인한 해고였다. 노사 갈등의 골이 깊어지며 세대, 부서, 직종 등 내부 단절의 벽은 높아졌다. “해직자가 돌아오지 않으면 이 상처는 치유되지 않는다”는 B기자는 “새로운 사장이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는가가 중요하다. 해직자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나온 내용은 6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공유됐다. 참석자들은 지속적인 ‘대화창구’가 필요하다며 다양한 소통 채널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젊은 사원들의 모임은 이번 주 내로 추후 소통방안 및 차기 사장에 대한 요구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보직부장 이상 간부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상수종 보도국장은 “아직 공식적으로 전달된 것은 없다”며 “보도와 관련해 좋은 의견이나 건의사항을 가져오면 국장단과 협의해서 좋은 방향으로 논의를 해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준희 내정자는 앞서 “서로 지혜를 모아 소통을 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0일 주주총회에 앞서 노조는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장 선임 과정과 경영능력 등 전반적인 적격성 여부를 살펴보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