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사 지역MBC 노동조합이 26일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 앞에서 지역사 상임이사 선임 거부 기자회견을 열었다. 3월 3~4일 지역MBC 주주총회가 예정된 가운데, 서울MBC가 지역MBC에 상근직 상무이사 선임을 추진하면서 또다시 낙하산 인사로 지역사 통제를 강화하려한다는 지적이다.
지역MBC 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근본적으로 지역MBC 지배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상임이사 1명을 선임했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상임이사 선임권을 서울이 갖고 있으니 서울의 입맛에 맞는 인물을 선임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대표이사는 낙하산, 상임이사는 낙점이면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 (관련기사 지역MBC노조 “지역사 상임이사는 통제 수단” 반발)

지역MBC 노조는 “서울 입장에서 지역MBC 상임이사 선임은 지역사의 자율경영을 담보하는데 노력했다는 모양새를 갖출 수 있는데다 ‘지역MBC 통제’라는 실속 또한 그대로 유지할 수 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그러나 지역은 상임이사를 단호히 거부한다.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한 지역사가 실질임금 하락과 업무 과중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구성원들의 눈물겨운 희생 속에 연간 수억원의 비용을 지불하면서 상임이사를 둘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또 “서울이 진정으로 지역MBC의 자율경영을 보장하고 싶다면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지역사 대표이사부터 지역MBC를 운영할, 능력을 갖춘 인물을 선임하라”며 “대표이사가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하고, 지역의 덕망있는 인물로 비상근 이사를 선임하되 그 수가 이사들의 50%이상이 되게 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한광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수석부본부장은 “MBC의 효시는 서울이 아닌 부산이다. 그 결과물로 수평적, 호혜적인 네트워크 체제를 구성하고 성립했지만 이제는 수직, 종속적인 관계로 점점 바뀌고 있다”며 “마치 이것을 당연한 것처럼 여기고 있는데 정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부본부장은 “서울MBC는 지역MBC를 지배하기 위해 2012년도에 이사회 규칙을 날치기로 개정했다. 당연직으로 맡고 있던 지역사 대표이사의 의장직을 이사들에게도 허용하는 등 이사를 맡고 있는 서울 임원들의 권한을 넓혔고, 그것은 지역사 장악의 출발이었다”며 “더욱이 장악을 노골화하고 있는 것이 상임이사 제도다. 옥상옥으로 비용만 낭비한다는 오랜 비판 끝에 폐지했는데 자율경영 이행방안을 빌미로 서울사가 지역MBC의 지배, 종속을 강화하고자 다시 들고 나왔다”고 비판했다.
김 부본부장은 “상무이사 한 자리를 만들면 3년 동안 약 6~7억원 정도의 보수가 발생한다. 이는 지역사의 적자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비용”이라며 “안광한 사장에게 경고한다. 상임이사를 만들지 말라. 방문진에도 요구한다. 서울MBC의 꼼수와 계략을 간파하고 더 이상 현실화되지 않도록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방창호 포항MBC 노조위원장도 “지역MBC가 상당히 어렵다. 상여금도 미지급되고 명예퇴직으로 인력이 빠져나가면서 구성원들은 근근히 제작하고 있다”며 “이 같은 행태는 지역 구성원들에게 죽으라는 소리밖에 안 된다. 이는 지역MBC에 정면으로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영곤 전국언론노조 부위원장은 “서울MBC는 지역MBC의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며 자신들이 임명한 상무이사를 내려 보내겠다고 하지만 말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지역MBC 사장을 낙하산으로 임명한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사실상 지역사 이사들을 서울사 코드에 맞는 인사들로 다 채우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사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은 간단하다”며 “지역사 구성원들이 대표이사를 직접 임명하고, 국장 책임제를 실시하도록 하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MBC는 25일 ‘상무이사 선임은 지역MBC의 독립경영과 생존을 위한 지원방안’이라는 반박 보도 자료를 냈다. MBC는 “선임된 상무이사는 지역MBC의 대표이사를 보좌하고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회사의 중요한 의사 결정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경남, 부산, 강원영동 3개사를 제외하고 대표이사 1인만이 상근하는 현재 지역MBC 이사회 구성은 지역MBC가 당면한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지역에 상근하는 상무이사는 지역 사회 및 지역MBC 구성원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지역MBC의 경영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역MBC 노조는 유보금 사용, 조직개편 등 거의 모든 사항에 대해 이사회가 관여하고 있어 자율경영이 침해되고 있다고 하지만 이는 취지를 잘못 이해한 것”이라며 “대표이사가 독단적으로 회사 중요 결정을 하기보다 이사회를 통해 종합 토의를 거치는 것이 보다 더 안정적인 운영방식이며, 그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MBC는 “지역MBC는 지난해 최대 호황이었던 2011년에 비해 광고매출은 32%, 영업이익은 131% 감소했다”며 “비용을 절감하고 새로운 사업 발굴을 통해 매출을 확대, 과도한 규제를 혁파하는 등 수많은 과제를 추진해야하는데 대표이사 혼자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상무이사 제도가 필수적인 시점이다. 지역사 경쟁력 강화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인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