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남 기자 2015.02.25 15:37:05
지난 23일 열린 ‘김영란법’ 공청회에서도 법 적용 실효성 등이 도마에 올랐다.
법학자, 변호사, 언론인 등으로 구성된 진술인들 역시 김영란법이 가져올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선 공감했지만, 법 적용 실효성 등을 위해 정무위안의 일부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진술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도 가장 논란거리는 법 적용범위였다. 당초 정부안에 없었던 민간 영역인 교직원과 언론인이 정무위를 거치면서 포함됐는데 이들을 공직자 영역에 포함시킬 수 있느냐 여부다. 특히 진술인 6명 중 이완기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진술인들은 언론인 포함 여부에 대해 신중을 기할 것을 제안했다. 이유는 민간영역인 이들을 공무담임권이 있는 공직자와 같은 범주에 넣을 수 있는지 여부와 공공성을 띤 다른 민간영역과의 형평성 문제, 언론자유 침해에 대한 우려, 법 대상범위 확대에 따른 실효성 약화 때문이다.
언론사가 공적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맞지만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는 정부부처나 공공기관 등과는 지배구조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는데다 공공역할을 하는 의료계, 금융계, 시민단체 등에 비해 이들이 역차별을 받는다는 것이다. 실제 ‘론스타 저격수’로 불렸던 장화식 전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가 론스타 코리아에 대한 비난공세를 멈추는 대가로 8억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구속 기소되면서 이런 논란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더구나 김영란법이 언론자유 침해나 민간사찰 등을 위한 도구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전북대 송기춘 법학전문대학교 교수는 “수사기관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법률 위반 혐의로 언론기관 내부의 자료를 압수하고 종사자에 대한 조사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립강릉원주대 오경식 교수(법학과)도 “국가권력의 행사를 위해 경찰권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항시적으로 국민의 생활을 감시·통제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제공해 반국가사범이나 정적제거를 위해 악용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언론기관과 언론기관 종사자 개념이 모호한 것도 문제로 제기됐다. KBS와 EBS에 적용키로 했다가 타 언론사와의 형평성 때문에 언론중재법에 따른 언론사로 확장됐지만, 언론중재법에서 규정한 언론사 범위는 1인 미디어까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영향력이 큰 언론사와 블로그 형태의 1인 미디어를 같은 잣대로 볼 수 있느냐의 반론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언론사 종사자 개념을 기자, PD 이외에 어느 선까지 볼 것이냐도 추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반면 이완기 상임대표는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진전시키는 데 이 법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허가·면허 처리위반, 채용·승진 인사 개입, 직무상 비밀누설 등 부정청탁을 15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적용 제외사유(7가지)를 둔 것도 논란거리다.
명지대 김주영 교수(법학과)는 “부정청탁에 대한 열거주의를 채택한 것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열거된 것 이외의 행위는 괜찮다는 의미로 해석돼 혼란을 부추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천일 노영희 변호사도 “지나치게 부정한 청탁의 유형을 법 내부에 세분화시키고, 이에 해당되지 않은 행위를 나누는 것은 너무 인위적이란 비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공직자등의 금품수수 금지’도 사적 자치를 침해하고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오 교수는 “1회 100만원, 회계연도 300만원도 비법률적인 규정”이라며 “직무관련 99만원이면 과태료인데 비해 직무관련 없는 101만원은 형사처벌이 가능하다는 것은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액 입증을 위해 많은 개인정보와 다양한 경로를 통한 증거 자료수집이 행해질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실제 재판에서 위법수집절차나 독과수원칙에 의한 증거능력 배제로 무죄가 속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가족의 금품수수에 대한 공직자의 신고의무도 도마에 올랐다. 가족 금품수수시 공직자에게 신고 의무를 부과했는데, 형법에서 친족은 ‘범인은닉죄’의 제외대상이기 때문에 법 충돌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이 밖에 국민권익위원회가 과태료 부과를 위한 실태조사와 자료의 수집, 관리, 분석 등의 권한을 부여했는데, 기존 감사기구 및 수사기구와의 마찰 등도 검토해야 할 대상으로 거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