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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사각지대 놓인 사회적 취약 문제 천착 돋보여

[제4회 인권보도상 심사평]심재철 심사위원장(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한국언론학회 회장)

심재철 심사위원장  2015.02.25 15: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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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협회와 국가인권위원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제4회 인권보도상에 KBS의 ‘군대 성폭력보고서-누가 오 대위를 죽였나’, 중앙일보의 ‘전과 5범 이상 소년범 1만명’, EBS의 ‘느린 학습자를 아십니까’ ‘글자에 갇힌 아이들’, 경기일보의 ‘인권침해·비리백화점, 사회복지법인 향림원’, 세계일보의 ‘대한민국 검시리포트’ 등 모두 5편이 선정됐다.


이들 수상작은 신문과 방송, 잡지, 온라인 매체의 지난 1년 동안 보도된 기사를 대상으로 우리 사회가 그동안 조명하지 못했던 인권 문제를 발굴해 새로운 시각으로 추적 보도했으며, 관련 제도와 정책의 개선을 통해 실질적으로 인권 신장에 크게 기여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권보도상 심사위원회는 금년 초 언론계, 법조계, 시민단체, 학계에서 추천한 6명과 인권위원회 내부 인사 2명으로 총 8명으로 구성됐다. 


심사과정을 살펴보면 25편의 후보작을 대상으로 예비 모임과 1차 서면 심사를 거쳤다. 심사위원회 전원이 모인 2차 최종심에서 토론을 통해 의견을 모았으며, 만장일치로 수상작을 결정했다. 


심사기준으로는 인권신장과 관련한 보도 중에서 뉴스가치에 근거해 취재보도의 수월성을 갖추어야 하며, 보도 후에 실질적으로 법과 제도, 정책 개선을 통해 사회적인 영향력이 얼마나 있었는지 살펴보았다. 수상작은 인권 사각지대에 있는 사회적 취약 문제를 기사화해 국민여론을 환기했으며 취재보도의 객관성이나 균형성, 완전성을 갖추었고, 기사의 설명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별히 EBS의 ‘느린 학습자를 아십니까’ ‘글자에 갇힌 아이들’은 각각 경계선 지능지수에 놓여 있는 아이들과 난독증 어린이에 대한 국내외 심층취재를 통해 이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무관심을 환기했다는 점에서 연속 집중 취재의 한 카테고리로 묶어서 수상하게 됐음을 밝힌다. 미국에는 난독증을 조기에 치료해 세계적인 학자가 된 사례가 있기에 이러한 집중취재가 특별했다고 의견이 모아졌다. 


중앙일보의 ‘소년범 1만명’ 기획보도는 형사피의자가 소년일 경우 처벌이 낙인으로 이어져, 상습 범죄자가 양산될 수 있는 교정 체제의 문제점을 알렸다는 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소년범죄의 경우 첫 범죄는 대체로 방면되고 이어서 다중 누적 전과자가 되며, 수감 이후의 교정·교화 프로그램의 실효성이 낮아서 상습 범죄자가 양산될 수 있는 시스템을 드러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러한 보도를 통해 법무부는 2017년까지 각각 100명을 수용하는 소년원을 의정부와 창원에 신설하는 ‘소년범 종합 대책’을 내놓았다. 


KBS의 ‘누가 오 대위를 죽였나’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제 중 하나이며 그동안 쉽게 묻혔던 여성에 대한 성폭력 문제가 군대에서도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 대위 사건보도는 성폭력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현실, 피해자가 오히려 불이익을 당하고 은폐를 종용받은 것, 2차, 3차 피해까지 이어지는 모습들을 군이라는 특수사회 속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경기일보의 ‘비리 백화점 향림원’ 심층보도는 중증 장애인의 인권침해 사례로부터 시작해 한 사회복지법인의 구조적 병폐를 파고들어 실질적인 문제해결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지역신문의 우수 보도사례로 꼽혔다. 지역 언론이 취재 지역 내의 사회 비리와 부패를 포함해 인근현안에 대한 감시의 기능을 올바르게 수행했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세계일보의 ‘검시리포트’는 인권관련 보도의 지평을 넓힌 우수 기획보도이다. 검시제도의 문제점은 지난 수십년간 지적됐으나 아직도 국내의 원인불명 사망률이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11%나 될 정도로 낙후돼 있다. 이러한 낙후성을 죽은 자의 인권이란 키워드로 잘 드러냈으며, 검시대상 변사체의 분류라는 실질적인 의료법 개선에 기여했다. 


이외에도 ‘간접고용의 눈물’과 ‘글로벌 패션의 속살’, ‘잊혀진 사람들, 노숙인 시리즈’ 등 좋은 평가를 받은 심층기획 탐사보도가 있었으나 수상작에는 선정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