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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지상파 광고총량제 밀어붙일까

지상파 편중·공공성 후퇴 여론
방송 광고 활성화 효과 미지수

김고은 기자  2015.02.25 14: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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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광고총량제 도입 등 방송광고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신문과 유료방송, 지상파 방송사의 첨예한 대립으로 처리에 진통을 겪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앞서 신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방송광고 제도 개선 등 광고시장 활성화를 주요 과제로 발표했지만, 신문과 종합편성채널의 저항이 워낙 거세 원안 그대로 처리는 장담하기 힘든 분위기다.


방통위는 지난 13일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신문업계, 종편 및 유료방송 업계, 지상파 방송 사업자, 광고업계와 시민단체 등 각계의 의견을 들었다. 방통위는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한 뒤 조만간 전체회의에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은 방통위 의결과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심의 등을 거쳐 시행된다.


방통위의 의지는 강한 편이다. 3기 방통위는 이미 지난해 지상파 광고총량제 도입 등 광고제도 개선을 7대 정책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규제 완화는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인 정책 기조이기도 하다. 5명의 방통위원들 사이에서도 일부 의견 차이는 있지만 광고시장 활성화를 통해 재원을 확보하고 방송 산업의 경쟁력을 키운다는 취지 자체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는 상태다.


문제는 여론이다.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차원에서 지난 13일 열린 공청회는 방송광고 제도 개선안을 둘러싼 이해당사자들의 진흙탕 싸움만 확인한 셈이 됐다. 여론도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신문과 종편업계는 광고총량제가 ‘지상파 편중 정책’이라고 반발하고, 지상파 방송사와 광고업계는 중간광고가 빠진 것에 못내 아쉬움을 표하며 ‘자율경쟁’을 주장하고 있다. 


각자 미디어를 동원한 여론전도 난타전 형국이다. ‘아전인수’식 보도는 기본이고, 통계 왜곡도 횡행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방통위 의뢰를 받아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광고주의 19%만이 광고총량제 도입 시 지상파TV 광고비 지출 규모를 늘리겠다고 했는데 조선일보와 TV조선은 “기업 10곳 중 8곳은 광고총량제 시행 시 신문과 케이블 방송 등 다른 매체 광고비를 줄여 지상파에 쓰겠다고 답했다”고 사실과 다르게 보도했다. 


손익계산도 저마다 다르다. 신문협회는 “광고총량제가 시행되면 1000억~3000억원 정도가 지상파 방송으로 옮겨갈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하는 반면, 하행봉 한국광고산업협회 전무는 “광고총량제만으로는 광고비 이동은 거의 없거나 극히 미미할 것”이라고 반박한다.


문제는 정작 법안 처리를 주도하는 방통위 역시 광고제도 개선 효과에 대해 뚜렷한 설명을 내놓지 못한다는 점이다. 방통위는 광고총량제 도입으로 인한 방송광고비 변동 효과 분석 보고서도 입법예고 종료를 사흘 앞둔 시점에서야 발표했다. 게다가 광고총량제가 시행된다 하더라도 지상파방송 광고 시장 활성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광고시장 활성화’라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 추진의 명분도, 실리도 찾기 힘들어진 셈이다.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자칫하다가는 광고 규제 완화의 목적도 달성하지 못하고 시청권만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영란 매체비평우리스스로 사무국장도 “방통위가 기대한 대로 광고 규제 완화가 고품질 방송 콘텐츠 제작과 시청자 권익 증진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며 “섣부른 광고규제 완화는 오히려 공공성을 크게 퇴보시킬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 및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