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앵커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녹취파일을 새정치민주연합에 건넨 한국일보 기자를 “쓰레기”라고 지칭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한국일보지회는 TV조선에 공식 사과와 앵커 문책을 요구했고, 회사 차원에서도 법률적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TV조선 엄성섭 앵커는 11일 오후 1시경 생방송된 ‘엄성섭 윤슬기의 이슈격파’ 진행 도중 한국일보 기자를 비하하는 비속어 발언을 쏟아냈다. 엄 앵커는 새정치연합에 녹취파일을 건넨 한국일보 기자를 가리켜 “자기가 무슨 새정치연합의 정보원도 아니고”라며 “이게 기자예요? 완전 쓰레기지”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완구 녹취록 보도·공개 과정 문제없나?’를 주제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홍성걸 국민대 교수와 대화를 진행하던 과정에서 나왔다. 엄 앵커는 한국일보 기자의 녹취파일 전달 행위에 대해 “이렇게 되면 이제 공인과 국회의원, 기자 간의 모든 대화는 휴대폰 녹음기 없이 해야 될 정도”라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일보가 엄청나게 다른 언론인에 대해 피해를 주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상돈 교수가 “기자들과 만나면 오프(비보도)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하자 ‘정보원’, ‘쓰레기’ 운운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TV조선은 즉각 하단 자막을 통해 “방송 진행 중 다소 적절치 않은 표현이 나오게 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라고 사과했으나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한국일보지회는 12일 TV조선 대표이사와 보도국장 앞으로 항의 공문을 보내 엄성섭 앵커의 공식 사과와 문책을 요구했다. 한국일보지회는 “공적인 자리이며 공정성을 지켜야 할 방송 도중 비속어를 통해 타사 기자를 비방한 것은 사회 통념상으로도 도저히 용납 할 수 없는 행동이며, 도덕적 윤리적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한국일보지회는 이어 “공개된 막말 발언으로 해당 기자를 넘어 한국일보 전체 기자들은 심한 모욕감을 느끼고 있다”며 “해당 방송에서와 공문을 통해 귀사 및 엄성섭 앵커의 공식적이고 직접적인 사과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한 “엄성섭 앵커에 대한 엄한 문책으로 이런 불미스런 일의 재발 방지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일보는 지난 10일자 1면 알림을 통해 이완구 후보자의 ‘언론외압’ 발언이 담긴 녹취록이 자사 지면을 통해 보도되지 않고 새정치연합에 전달된 경위를 설명하며 “이번 사태가 취재 윤리에 반하는 중대 사안이라고 보고 관련자들에게 엄중 책임을 묻는 한편,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