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자 가족들 안쓰러워하면서도 큰 박수
10일 열린 제46회 한국기자상 시상식은 수상자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가족과 동료들로 북적였다. 특히 수상자 가족들은 그간의 고생에 안쓰러워하면서도 누구보다 큰 박수를 보냈다.
‘생활고 시달린 세모녀 동반자살’로 한국기자상을 수상한 이슬기 연합뉴스 기자의 어머니 김자원(55)씨는 “고생한 모습을 보니 짠해서 말이 안 나온다”며 “기쁜 것보다 안쓰러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연속보도’로 대상을 수상한 박성훈 JTBC 기자의 아내 우혜선(40)씨는 “진정성 있는 기사라고 생각했지만 대상까지는 받기 힘들 거라고 예상했다”며 “사회 전반적으로 많은 공감대를 불러일으켜 이렇게 큰 상을 받은 것 같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사장·편집국장 총출동…축하와 격려
후배들의 한국기자상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각 언론사 편집국장과 사장들도 총출동했다.
송현승 연합뉴스 사장,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 조한규 세계일보 사장, 성경환 tbs 사장, 김당 오마이뉴스 부사장, 강선규 KBS 보도본부장, 이병로 연합뉴스 편집총국장, 박래용 경향신문 편집국장, 김이택 한겨레신문 편집국장, 황정미 세계일보 편집국장, 이한기 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본부장 등이 시상을 지켜보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특히 일찌감치 행사장에 도착한 손석희 사장은 후배들과 오찬까지 함께하며 자리를 지켰고, 박래용 국장은 직접 단상 위에 올라 강진구 기자에게 꽃을 건네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지난 연말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보도로 홍역을 치렀던 세계일보 구성원들은 감회가 남달랐을 터.
황정미 국장은 “취재팀이 현재 수사를 받고 있어 안타깝다”며 “보도 자체가 국정의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것이었는데 아직도 갈 길이 많이 남은 것 같다. 취재팀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은 현재진행형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빼놓고는 언론을 논할 수 없었다. 이를 증명하듯 1편의 대상작과 9편의 수상작 가운데 3편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획보도였다. JTBC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연속보도’(대상), 한겨레신문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기획-잊지 않겠습니다’(기획보도부문), 오마이뉴스 ‘4월16일 세월호-죽은 자의 기록, 산 자의 증언’(전문보도부문)이 그 주인공이었다.
수상자들은 무거운 마음으로 소감을 전했다. 김기성 한겨레 기자는 “정말 영광스러운 상이지만 기뻐할 수만은 없는, 만감이 교차하는 자리에 섰다”고 했고, 이병한 오마이뉴스 기자는 “취재를 가능하게 한 원동력의 8할은 부채감이었다. 어른으로서 책임이 있다는 부채감이 팀원을 똘똘 뭉치게 했다”고 말했다. 대상을 수상한 JTBC는 곧 세월호 참사 1년을 맞아 그동안을 돌아보고 점검하는 기획보도를 준비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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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 말·말·말>
“한 사람의 죽음을 다룬 기사로 한 사람의 죽음을 기린 상을 받았다”
-‘총, 특권, 거짓말-글로벌 패션의 속살’ 보도로 제5회 조계창 국제보도상을 수상한 류이근 한겨레 기자. “저에게 조계창 선배는 특별한 분이다. 그를 기리는 상을 받아 영광”이라며.
“우리 같은 것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간접고용의 눈물’ 시리즈 첫 회가 보도된 후 강진구 경향신문 기자에게 40대 백화점 직원이 보낸 메일. 강 기자는 “저는 마땅한 답변을 찾지 못했다. 오늘 이 수상이 그분에게도 작은 위로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하늘나라에 있는 아내가 기뻐할 거라고 생각한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기획으로 기획보도부문에서 수상한 김기성 한겨레 기자. 참석자들은 잠시 말을 잇지 못하는 김 기자에게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조현일, 박현준 기자. 지난해 저와 함께 불장난을 기획하고 실행하고 춤을 췄던 동료들이다”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을 보도한 세계일보 김준모 기자. 정윤회씨가 “엄청난 불장난을 누가 했는지, 그 불장난에 춤춘 사람들이 누군지 다 밝혀질 것”이라고 발언한 것에 빗대 “그때부터 제 별명은 ‘불장난’이다”라며.
“어느 순간 죽음에 무감각해지는 저를 발견했다. 세모녀의 죽음은 저를 바꾸고, 일깨웠다”
-‘생활고 시달린 세모녀 동반자살’을 보도했던 입사 4년차 이슬기 연합뉴스 기자. “사쓰마와리가 썼던 작은 사건기사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제도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제가 하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라는 걸 크게 깨달았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