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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밟힌 입사 3년차 PD의 꿈

MBC, 권성민 PD 해고 확정
권 PD "해고 무효소송 진행"

강진아 기자  2015.02.04 14: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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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지난달 30일 권성민 PD 해고를 확정했다. 권 PD가 자신의 블로그와 SNS에 올린 만화 ‘예능국 이야기’에서 경인지사 발령을 ‘유배’로 표현하는 등 회사를 비방했다는 이유다. 구성원들은 권 PD 해고가 MBC의 좌표를 보여준다며 “‘표현의 자유’에 대한 해고”라고 성토했다.


지난달 28일 재심을 진행한 MBC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권 PD 해고는)반복적 해사행위에 대한 기본과 원칙에 입각한 조치”라며 “공개된 공간에서 회사에 대한 해사행위로 징계를 받은 직원이 같은 행위를 반복할 때 회사가 취해야 할 조치는 명백하다”고 밝혔다.


권 PD는 지난해 5월 세월호 참사 관련 자사 보도에 대한 반성 글을 외부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다가 정직 6개월을 받고 12월 비제작부서인 경인지사로 발령 났다. ‘예능국 이야기’는 이 기간 예능국 사람들과 제작기를 연재하겠다며 그린 만화다. 권 PD는 페이스북을 통해 “고되고 거칠지만, 순진하고 익살스러운 예능국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의 표현일 뿐”이라며 “회사를 공격할 의도는 전혀 없었는데 어처구니없이 해고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회사가 문제 삼은 것은 두 가지다. △경인지사 발령을 ‘유배’ 생활로 표현 △김재철 전 사장을 그리고 ‘저를 한강에 내다버리세요’라고 한 발언 인용이 회사를 비방하고 전직 사장을 조롱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2012년 MBC 파업 이후 경영진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거나 파업에 참여한 기자, PD 등을 사업부서인 경인지사로 발령 내며 사실상 ‘유배’지를 만든 상황에서 표현만으로 해고한 것은 과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에도 현업에서 뛰어야 할 6년차 기자, 회사와 징계무효소송을 진행 중인 14년차 기자, 과거 PD수첩 팀장을 지낸 고참PD와 PD수첩-광우병편을 제작했던 PD 등이 경인지사로 전보됐다. 또 김재철 전 사장 발언은 2010년 선임 직후 공정방송을 약속하며 본인이 말한 내용이다.


권 PD는 “사실 유배가 아니라면 무엇인지 인사위원들에게 되묻고 싶다. 이런 만화까지 ‘비방웹툰’이라며 해사행위라고 하는데 전 잘 모르겠다. 어떤 부분이 비방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해고무효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PD 해고에 대한 비난 여론은 높아지고 있다. MBC PD협회는 “권성민 PD는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며 “정당한 비판과 비방이 구분되지 않는 시대이지만 권 PD에 대한 비상식적 해고는 비정상의 시대를 끝내고 언론 자유를 앞당기는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MBC기자협회도 “기자와 PD들의 자유로운 표현이라는 주춧돌을 토대로 성장한 MBC가 스스로에게 사망선고를 내린 것”이라고 했고,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도 “만화 한번 그렸다고 일터에서 쫓아내는 이 광기에 대해 물러서지 않고 바로 잡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사측은 같은날 정보 유출 등을 이유로 MBC본부 민실위 간사 장준성 기자에게 정직 3개월을 징계했다. 현직 노조 간부를 뚜렷한 증거 없이 징계해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장 기자는 현재 재심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