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공인노무사인 강진구 경향신문 기자가 공인노무사법 위반으로 징계를 받게 될 위기에 처했다. 의뢰인의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과 관련해 노무사 자격으로 노동위원회에 참석한 뒤 기사를 쓴 것이 공인노무사법상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혐의다. 노동위원회법상 공개가 원칙인 회의에서 오간 내용을 ‘비밀’로 판단해 언론의 입을 막고 노동자 권익을 위해 일하는 노무사들의 활동을 위축시키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11월12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JTBC 프리랜서 직원 허모씨의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 관련 심문회의가 열렸다. 그해 4월 최초로 계약이 해지됐다가 복직한 뒤 대기발령 상태였던 허씨가 두 달여 만인 8월 2차로 계약을 해지당한 뒤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한 것이었다. 당시 허씨 사건을 수임한 노무사가 일신상의 이유로 심문회의 참석이 불가한 사실을 알게 된 강 기자는 대리인 자격으로 심문회의에 참석한 뒤 다음날 신문에 허씨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받아들여졌다는 요지의 기사를 작성했다.
그런데 두 달 뒤인 지난 14일, 서울노동청 남부지청으로부터 20일까지 출석하라는 통보가 날아들었다. ‘공인노무사는 정당한 사유 없이 직무상 알게 된 사실을 타인에게 누설해서는 안 된다’는 공인노무사법 14조를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강 기자는 28일로 출석을 연기한 상태다. 노동위원회법 제19조는 회의의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공개된 회의에서 오간 내용이 직무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결론이 날 경우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기자가 노동위 회의를 직접 참관하지 않고 노무사를 상대로 취재해서 기사를 쓸 경우 해당 노무사는 모두 법을 위반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비밀준수 의무는 변호사법에도 동일하게 규정돼 있어 노무사뿐 아니라 변호사를 상대로 한 언론취재 활동에도 심대한 위축을 가져올 것이란 지적이다. 강 기자는 “노동자를 위해 활동하는 노무사와 기자의 입을 원천 봉쇄할 우려가 높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