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와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주진우 시사인 기자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16일 서울고등법원 제6형사부(재판장 김상환)는 주 기자와 김 총수의 공직선거법위반 및 사자명예훼손 등의 혐의에 대해 “해당 기사 및 방송이 명백한 허위사실에 근거한 의문 제기라고 볼 수 없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무죄를 판결했다.
재판부는 “대한민국 헌법 21조가 보장한 언론의 자유는 민주국가의 중요한 기본권 중 하나”라며 “기사에서 박근혜 5촌 살인사건과 박지만이 연루되었다는 단정적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18대 대선을 앞둔 상황이었지만 피고인이 오래 전부터 취재한 내용을 선거가 임박했다는 사정만으로 제한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범위의 취재와 언론 활동에 너무 쉽게 형사법을 적용한다면 언론 자유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피고인 발언의 핵심은 박 전 대통령의 독일 방문 일화가 잘못된 것임을 지적하는 한편 당시 경제정책 등에 대한 긍정적 평가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제시”라며 “일정 견해나 관점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현하기 위한 수사적 과장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수사적 과장만을 떼어내 형사적 책임을 지게 한다면 의견표명의 자유가 본질적으로 제약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1심 참여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기는 했지만 판결 결과와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많은 의혹이 제기됐고 감성 재판이라는 비판도 있었다”며 주 기자와 김 총수에 각각 징역 3년, 2년을 구형했다. 이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국민참여재판은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과 신뢰를 높이기 위한 절차이며 배심원은 엄격한 절차를 거쳐 선정됐다”며 1심 판결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선고 직후 주 기자는 기자들과 만나 “기자를 구속시킬 수는 있어도 기자의 입을 막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 총수도 “사법부의 판단에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이상한 사건은 이상하다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 기자는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시사인 기사와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등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씨가 5촌 조카 살인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지난 2011년 한 출판기념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한 발언으로 사자명예훼손 혐의도 받았다. 이에 대해 지난 2013년 10월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 법원은 배심원들의 과반수 평결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