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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 척결' 주장 전영기 교수 방통심의위원 내정 논란

'공안 심의' 강화 우려

김고은 기자  2015.01.16 13: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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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한 윤석민 방송통신심의위원 후임에 보수 성향 인사인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가 내정됐다. 뉴라이트 학자 출신인 박효종 위원장과 공안검사 출신 함귀용 위원에 이어 ‘종북 척결’을 주장해온 조영기 교수가 방통심의위원에 내정됨에 따라 앞으로 ‘공안심의’, ‘이념심의’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청와대는 지난해 12월 사의를 표한 윤석민 전 위원 후임에 조영기 교수를 내정하고 현재 인사검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윤 전 위원은 “본업(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에 충실하겠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지만, 지난해 KBS의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 교회 강연 보도에 대해 다른 여권 추천 위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법정제재(주의) 의견을 내는 등 청와대와 여권에 ‘밉보였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런 윤 전 위원 후임에 내정된 조영기 교수는 국정원의 불법선거 개입을 옹호하고 ‘사이버보안법’ 제정을 주창해온 인물이어서 방통심의위원으로 부적절하다는 비판과 함께 ‘종북몰이’ 심의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조 교수가 인사검증을 통과할 경우 2017년 6월까지 윤 전 위원의 잔여 임기를 채우게 된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16일 논평을 내고 “조 교수가 임명될 경우 대통령 몫 3인(박효종, 함귀용, 조영기) 모두 친일독재를 찬양하고, 종북척결을 내세우는 뉴라이트·극우인사들로 채워지게 된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정녕 방심위마저 종북몰이 돌격대로 만들 셈인가”라고 성토했다.


언론연대에 따르면 조영기 교수는 친일독재를 미화해 논란을 빚은 교학사 교과서를 옹호하며 “좌파가 북한의 시대착오적 전체주의를 미화하기 위해 친일과 항일의 이분법을 사용했다”는 주장을 폈다. 또한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을 ‘자학사관의 대표적 사례’로 꼽고 친일파 청산에 대한 역사적 노력을 ‘종북’으로 몰아붙이는 극단적인 역사관을 가진 인물”이라고 언론연대는 지적했다.


조 교수는 친일인명사전에 맞불을 놓겠다며 ‘친북인명사전’ 편찬을 추진하기도 했는데, 당시 ‘친북인명사전’ 추진위원회에 참여한 인물이 함귀용 현 방심위원을 비롯해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감사와 김광동 방문진 이사 등이다. 이들은 통합진보당 해산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영기 교수는 ‘통진당해산 국민운동본부’의 집행위원이다. 언론연대는 “이런 이력만 봐도 조영기 교수가 어떤 인물인지 쉽게 가늠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조 교수는 또 지난 2013년 강원도민일보에 쓴 칼럼에서 “국정원 댓글활동이…정쟁의 와중에 종북활동에 대한 대북심리전이라는 본래의 모습은 사라지면서 정치개입의혹으로 변모하고 있다”면서 “사이버공간을 방치하는 것은 종북활동을 방치하자는 것이며, 대북심리활동을 그만두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18대 대선 때 ‘국정원 댓글’ 때문에 표심을 바꾼 유권자가 과연 몇 명이나 되는지 의문스럽다. 수백 개의 댓글로 정치조작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스스로 억지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며 국정원의 불법선거개입을 감싸기도 했다.


그는 또 같은 해 4월 문화일보에서 “사이버보안법(保安法)을 제정해 종북세력의 준동을 차단해야 한다”면서 사이버 공간에 ‘국가보안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가 임명될 경우 윤 전 위원의 뒤를 이어 통신심의소위를 맡게 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더 큰 이유다.


언론연대는 “이런 사람에게 심의의 칼자루를 쥐어줄 때 그 결과는 안 봐도 뻔한 일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여기저기 종북 낙인을 찍으며 사상검증위원회, 사이버국가보안대 노릇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부적격인사를 연거푸 위촉하는 자가 다름 아닌 대통령이란 사실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보안업도 모자라 사이버보안법까지 만들어 인터넷 공간을 옥죄겠다는 사람에게 심의위원을 맡길 수는 없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조영기 교수의 방심위원 위촉을 철회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북한학 전문인 조영기 교수는 통일안보 문제와 관련해 YTN과 TV조선 등 종편 방송 다수에 출연하고 있다. 자유민주연구학회장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자문위원,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통일연구소장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