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실위 간사에 정직 3개월 중징계
사측 “아이디 도용 보도정보 열람”
노조 “추정만 갖고 부당징계” 반박
새해부터 MBC에 징계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MBC는 13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민주방송실천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장준성 기자에게 정직 3개월을 내렸다. 다른 기자의 아이디를 도용해 보도정보 시스템을 열람했고, 이를 외부에 유출했다는 이유다. 하지만 유출에 대한 명확한 증거 없이 현직 노조 간부에 대한 중징계로 ‘표적’ 징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측은 장 기자에 대한 형사고소 방침까지 밝혀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MBC는 불법적인 보도정보 시스템 열람과 정보유출 감사 결과에 따라 12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장 간사에 정직 3개월을 징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7일 MBC의 세월호 국정조사특위 기관보고와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실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MBC보도정보시스템 화면이 그대로 게재된 것 관련, MBC는 아이디 도용과 불법 정보유출행위 등에 대한 특별감사를 벌였다. 당시 최 의원은 해당 자료에서 MBC가 ‘안행부 국장 기념사진 촬영 논란’(4월20일)과 ‘유가족 기자회견’(5월20일) 등 취재기자들의 발제가 없었다는 답변이 거짓이라며 보고 기록이 있는 MBC보도정보시스템 화면을 근거로 제시했다.
MBC는 “감사대상기간 동안 보도정보시스템 접속 권한이 없는 노조 간사가 보도국 다른 사원의 아이디로 보도정보시스템의 큐시트와 기사, 게시판 등을 열람했다”며 “남의 아이디를 도용해 보도정보를 열람한 행위는 보도의 독립성을 해치는 위중한 취업규칙 위반행위”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성주)는 사측이 ‘정보 유출’의 연관성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MBC본부는 13일 성명을 통해 “징계의 근거가 된 감사 보고서는 민실위 간사가 사내 정보를 유출했을 것으로 ‘추정’했을 뿐”이라며 “‘추정’만 갖고 징계의 칼날을 휘두른 것도 납득하기 어렵지만 ‘민실위 간사가 기자 출신이고 정치인들과 친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어처구니없는 추정의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부부사이인 기자가 일시적으로 보도국 아이디를 공유한 것에 정직 1개월 징계를 내린 것도 “실소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민실위 간사는 뉴스데스크 등 MBC의 보도를 비판,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파장이 크다. 민실위는 1987년 탄생해 30여년간 내부 감시기구로 활동해왔고, 지난해에도 MBC뉴스가 외면하거나 누락한 주요 현안 보도와 잇따른 오보 등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왔다. MBC본부는 “사측은 공정방송을 위한 각종 규정과 기구들을 무력화시켰고 급기야 무너지는 MBC뉴스의 마지막 감시자 역할을 하던 민실위 간사를 근거 없이 징계했다”며 “노조 입을 틀어막고 MBC 뉴스의 치부와 민낯을 드러내는 민실위 활동을 더 이상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회사는 장 기자에 대한 형사고소를 진행하겠다고 밝혀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MBC는 “보도정보시스템의 정보가 외부로 반출된 점에 대해 유출자와 경로를 파악하기 위한 형사고소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위반 행위가 밝혀질 경우 추가로 후속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MBC본부는 재심 청구는 물론 징계무효 소송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 등을 검토하고 있다. MBC본부는 “이번 징계는 조합 활동을 탄압하려는 심각한 부당노동행위이며 근거의 타당성 또한 찾기 힘든 부당징계”라며 “엉터리 징계를 즉각 철회해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책임자에게 반드시 형사적 책임을 물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