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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 기자회견 "민심과 괴리, 공감 불가"

주요 일간지 사설 분석

김희영 기자  2015.01.13 11: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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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13일 조간신문들은 ‘대통령과 민심의 격차’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보수·진보매체 모두 한 목소리로 ‘불통’을 지적한 것이다. 특히 박 대통령이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 문건’ 파동으로 불거진 비선 논란에 대해 기존의 “찌라시”라는 입장을 재확인하거나, 청와대 인적쇄신 요구를 사실상 외면하는 대목에서 “인식의 괴리”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박 대통령의 이날 회견은 대통령이 하고 싶었던 말과 국민이 듣고 싶었던 이야기가 정반대로 엇갈렸다”며 “대통령의 남동생과 정윤회씨를 비롯한 가신 그룹이 뒤엉켜 온 국민 앞에서 진흙탕 싸움을 벌였던 일을 모두 ‘조작’으로 규정하고 이 일에 대해선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입장을 얼마나 많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자신이 추진하는 경제 도약과 통일 준비에 국민이 함께해주기를 원했다면 대통령부터 바뀌고, 권력 주변에 대한 철저한 쇄신을 먼저 약속하는 것이 일의 순서였다”며 “그러나 대통령은 역(逆)발상에 가까운 접근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사건’을 놓고 한 달 넘게 제기됐던 숱한 비판과 조언을 이렇게 깡그리 무시할 수 있을까”라며 “박 대통령은 국정 운영을 자신의 아집을 시험하는 장으로 여기고 있는 건 아닌지, 참담한 생각마저 든다”고 했다. 이어 “비서 3인방에 대해선 ‘이번에 진짜로 비리가 없다는 걸 확인했다’며 이들이 ‘최고 실세’임을 공식화했다. 김기춘 실장에겐 ‘정말 드물게 사심 없는 분’이라고 칭찬했다”며 “여론과는 완전히 상반된 인식인 셈”이라고 비판했다.

 

또 한겨레는 장관과의 대면보고가 부족하다는 기자의 지적에 “옛날엔 전화도 없고 이메일도 없었지만 지금은 전화가 더 편리할 때도 있다”는 대통령의 답변을 두고 “대면 보고를 ‘옛날 방식’이라고 표현하는 데서 박 대통령이 과연 중요한 정책현안들을 충분히 숙지해서 대처하고 있는 건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대통령 측근과 동생까지 연루된 권력 내부의 암투와 전·현직 청와대 비서관·행정관들의 진흙탕 싸움, 비서실 3인방의 과도한 권한 행사 논란, 청와대 문건이 버젓이 대기업 정보 담당자에게까지 흘러 들어간 기강 해이를 다잡지 못한 지휘 책임에 대해선 이렇다 할 쇄신책을 내놓지 못했다”며 “국민적 지탄과 의혹을 받고 있는 인사들에 대해 단지 비리에 연루된 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대통령이 면죄부를 주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쇄신을 요구했던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친 모양새가 됐다”고 했다.

 

동아일보도 “결국 어제 신년회견은 아무리 국민이 원하고 여론이 빗발친대도 박 대통령의 불통 스타일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시켰다”며 “그래서는 국민의 마음을 얻기 어렵다. 대통령은 모든 것을 다 잘하고 있는데 언론과 국민이 잘못 알고 있다는 데 동의할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경향신문도 “문건 ‘유출’에 국한해서 사과하고, 비선 문제와 청와대 기강 붕괴 등에 대해선 눈을 감았다”며 “모든 일이 대통령 주변과 청와대에서 비롯되었음에도 자기반성과 성찰은 없이 ‘남 탓’으로 돌리며 외려 ‘정신 차리고 살아야 한다’고 국민을 훈계하려 들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비선의 국정개입 의혹, 대통령 주변 인물들의 권력암투, 현 정부 장관과 비서관이 증언한 문고리 비서관들의 인사개입, 청와대 문건 유출, 민정수석의 항명 등 어느 하나 잘못된 게 없다는 인식이 두려울 정도”라고 했다.

 

 

한국일보도 박 대통령의 발언 하나하나를 꼬집으며 “박 대통령의 어제 신년기자회견에 대해 야당은 물론 대부분의 전문가, 시민단체가 대통령과 국민여론의 현격한 인식차를 언급하고 있다”며 “당면 현안에서 대통령으로부터 설득력 있는 답을 들을 수 없었고, 공감하기 어려운 일방통행식 사고만 확인한 때문일 것이다. 답답한 노릇”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