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김재철 전 MBC 사장을 풍자했다는 이유로 정직을 받은 PD가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15부는 9일 안혜란 PD가 MBC를 상대로 낸 징계무효확인 소송에서 사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지난해 5월 “징계재량권 남용”이라며 징계 무효를 선고한 1심과 같은 판단이다.
안 PD는 2013년 4월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에서 김재철 전 사장을 풍자하는 내용을 방송해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당시 방송문화진흥회에서 해임된 김 전 사장과 관련해 ‘MB님의 대충 노래교실’이라는 코너에서 “사장님이 나갔어요”라며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를 틀어주고 개그맨 배칠수씨가 MB성대모사로 김 전 사장의 ‘법인카드’를 언급하는 등 풍자했다.
사측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단정했다”며 ‘방송강령 및 방송제작가이드라인 위반’을 이유로 정직 6개월을 내렸고, 이후 재심을 통해 정직 3개월을 확정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프로그램에서 김 전 사장을 ‘모욕’하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볼 만한 내용이 없고 명예나 인격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며 “방송강령 등을 위반하거나 징계 사유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앞서 서울고법은 지난 5일 김지경 기자 등 3명이 제기한 징계무효확인 소송에서도 사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김지경 기자 등 3명의 기자는 2012년 파업 이후 외부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제작 자율성 침해 문제를 제기하거나 사측의 불합리한 기사작성 지시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정직을 받았고, 지난해 5월 1심에서 승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