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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지침 그대로…檢 '비선실세' 의혹 "허위"

주요 일간지 사설 분석

강아영 기자  2015.01.06 11: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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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5일 비선 국정개입 의혹 사건이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박관천 전 행정관의 ‘자작극’이라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건 내용을 “루머”로, 문건 유출을 “국기문란”으로 규정한 박근혜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6일 주요 일간지들은 일제히 사설을 통해 검찰의 중간 수사결과 내용을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이럴 거면 굳이 취재진을 모아놓고 발표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이 청와대에 들어가 브리핑하면 될 일 아니었나”라고 꼬집었다. 경향신문은 “검찰이 정치적 사건의 수사결과를 내놓으면 ‘부실’이나 ‘봐주기’라는 비판이 따라붙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경우엔 그런 관용적 표현조차 아깝다”면서 “노력한 흔적이라도 있어야 부실이고, 구속 기소할 걸 불구속 기소라도 해야 봐주기 축에 든다. 검찰은 수사 착수 시점부터 청와대 지침만 따랐을 뿐 창의력도, 상상력도, 치열함도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서울신문도 “검찰의 수사 발표에 대해 적지 않은 국민들은 청와대의 ‘하명수사’가 아니냐는 의문을 갖고 있는 듯하다”면서 “문건 파문에 대해 국민들이 초미의 관심을 보인 것은 대통령 측근들의 ‘권력 농단’의 우려 때문인데 검찰 발표에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속 시원한 내용이 없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검찰 말대로 ‘정윤회 문건’ 내용 자체는 사실이 아닐 수 있다”면서도 “그것만으로 청와대가 사건의 본질인 정씨와 문고리 3인방, 대통령 친인척의 국정 농단 의혹이 해소됐다고 믿는다면 그야말로 큰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문건이 불거져 나온 뒤 야당도, 언론도 아닌 현 정부가 임명한 장관, 청와대 비서관, 기무사령관이 잇따라 제기한 비선 관련 의혹은 하나도 해소된 게 없기 때문”이라면서 “사법적 차원에서 ‘비선 실세’ 의혹의 실체를 검찰이 규명해 주길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는지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이외 언론들도 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실체적 진실’ 규명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검찰의 이번 수사결과를 비판했다.

 

반면 사태 해결을 위한 해법은 언론사마다 제각각이었다. 국민일보, 한국일보 등은 청와대가 쇄신을 통해 문건 사태를 종결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는 “인사 개편 등 쇄신책이 이어지지 않으면 박근혜 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공직사회 혁신의 동력이 빠르게 꺼질 수도 있다”면서 “누가 누구더러 혁신하라고 하느냐는 공직사회의 냉소가 급속히 퍼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박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도 더욱 굳어지게 된다”며 “비선 실세 의혹이나 문고리 권력 3인방의 얘기가 다시 나오지 않으려면 박 대통령의 일대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도 “결국 박 대통령이 인사 등 주요 국정의 투명한 운영으로 문제를 풀어갈 수밖에 없다”면서 “무엇보다 문고리 권력에 의존하는 업무 방식을 버리고 공식 라인을 통한 국정운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일보는 “청와대 내부 갈등이 심각한 권력암투로 비치기까지 상황을 통제하지 못한 책임 등을 물어 비서실장 등 청와대 비서진에 대한 일대 쇄신 인사가 단행되어야 한다”며 “박 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의 성패는 1차적으로 여기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세계일보도 “책임의 경중을 따지면 청와대와 정치권의 어깨가 외려 무겁다”면서 “청와대는 정략적 이해를 떠나 권력의 오작동 가능성을 차단하는 처방을 내놓아야 한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청와대가 쇄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박지만 EG 회장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사인(私人)인 박 회장은 처음에는 얼떨결에 문건을 받았다 치더라도 두 번째는 거절했어야 옳다”면서 “지속적으로 문건을 건넨 두 사람만 사법처리하고 박 회장에게 책임을 묻지 않은 것을 국민이 납득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회장을 감시해야 할 사람들이 ‘박지만의 비선’으로 활동하며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허위 문건까지 만들 정도로 청와대 내부 기강이 무너진 것에 대해서도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검과 국정조사를 통해 제대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한 신문사도 있었다. 경향신문은 “검찰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정윤회씨를 고발한 사건 등을 추가로 수사할 방침이라고 했지만 중간 수사결과가 사실상의 최종 수사결과임을 모르는 이는 드물다”면서 “이제는 국회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수사를 통해 비선개입 의혹을 규명하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도 “검찰과 경찰 출신인 청와대 직원들이 사실을 날조하면서까지 허위문건을 만들고 밖으로 유출하는 무리수를 둔 이유 등 여전히 많은 것들이 속 시원하게 규명되지 않았다”면서 “더 큰 의심과 의혹을 키우기 전에 특검과 국정조사로 제대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