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은 이른바 ‘정윤회 문건’, 즉 청와대 비선 실세 의혹으로 시끄러운 한 달이었다. MBC뉴스데스크는 청와대 비선 실세 의혹과 관련한 보도에서도 타 지상파와 다른 보도 양상을 보였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성주)는 31일 민주언론실천위원회 보고서에서 12월 지상파 3사의 메인뉴스를 비교했다. MBC뉴스데스크는 타사와 다른 내용을 다루거나, 누락하기 일쑤였다.

MBC뉴스데스크는 13일 ‘‘문건 유출’ 혐의 경찰관 자살’ 제목의 톱뉴스를 내보냈다.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최 모 경위가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MBC뉴스데스크는 ‘자살’로 단정하며 보도했고, KBS‘뉴스9’과 SBS ‘8뉴스’는 자막과 앵커멘트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는 표현을 썼다.

민실위 보고서는 “뉴스데스크 앵커 멘트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단정적 표현도 나왔다”며 “뉴스 직전인 오후 5~6시쯤 알려진 사건이었고 경찰이 부검 등을 통해 자살을 공식 확인하지 않은 시점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보건복지부 ‘자살 보도 권고’에는 ‘자살이라는 단어는 자제하고 선정적 표현을 피해야 하며 자살과 관련된 상세 내용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돼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이어진 뉴스인 (검찰)‘유감…수사엔 차질 없을 것’이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는 제목과 달리 리포트에 검찰이 유감을 표명했다는 내용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사실관계에 대한 설명도 부족했다. 14일에는 KBS와 SBS가 메인뉴스에서 청와대 민정라인의 회유 내용이 있었다는 최 경위 유족의 기자회견 육성을 삽입해 보도했다. 민실위 보고서는 “KBS와 SBS는 뉴스 앵커멘트와 기사 문장에도 ‘(최 경위가) 청와대가 한 모 경위를 상대로 혐의를 인정할 경우 선처하겠다고 제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는 내용이 있었다”면서 “MBC뉴스데스크는 유족 기자회견 육성이 없었고, 기사 문장에는 ‘민정비서관실에서 그런 제의가 들어오면 흔들리는 것은 자신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내용도 적혀있었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그런 제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고 밝혔다.
KBS ‘뉴스9’과 SBS ‘8뉴스’는 18일 비선실세 논란과 관련해 여권 안에서도 국정 쇄신 요구가 나왔고 개각을 포함한 인적 쇄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지만 MBC뉴스데스크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앞서 5일에는 비선실세 의혹과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 우상일 국장이 국회 상임위 회의장에서 김종 차관에게 ‘여야 싸움으로 몰고 가야(한다)’는 메모를 전해 파문이 일었다. 이날 KBS와 SBS는 물론 다음날 조간신문들은 일제히 이를 보도했지만 MBC뉴스데스크는 보도하지 않았다. 민실위보고서는 “이런 보도가 나가지 않은 상태에서 다음날인 6일 MBC뉴스데스크는 ‘(야당이)쪽지를 건넨 것에 대해 박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는 기사가 보도됐다”며 “전날 보도하지도 않은 사건에 대해 일종의 속보를 보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들의 공분을 샀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보도도 결이 달랐다. 특히 12일 KBS에서는 땅콩 회항 당시 사무장의 인터뷰를 단독 보도했고, SBS는 대한항공의 초기 보고서를 단독 입수해 전했다. 같은 날 MBC는 ‘오만과 반기업 넘어서야’ 데스크리포트를 통해 재벌 오너의 오만도 반성해야 하지만 국민들의 무분별한 반기업 정서도 경계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는 ‘반기업 정서’를 예단하며 사건의 본질을 벗어난 보도라는 비판을 받았다.
사회적으로 파장이 커지자 조현아 전 부사장은 9일 부사장 보직에서 사퇴했다. 하지만 계열사 보직은 유지한 상태였다. KBS와 SBS는 메인뉴스에서 자막과 앵커멘트, 기사문장 등을 통해 ‘부사장 직함과 등기이사 자리는 유지하고 한진관광과 칼 호텔 등 계열사 대표이사직은 계속 맡기로 해 ’무늬만 사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CNN과 BBC 등 해외 언론의 비판적인 보도도 추가했다. 민실위보고서는 “같은날 MBC뉴스데스크는 달랐다”며 “뉴스데스크에는 ‘무늬만 사퇴’라든지 해외 언론의 비판 내용 등은 들어가지 않았고, ‘사무장 없이 운항해도 된다’는 교신 내용, ‘임원들은 기내 서비스 점검 의무가 있고 지적도 당연하다’는 대한항공 측 입장 등이 삽입됐다”고 밝혔다.

KBS와 SBS에서는 조현아 전 부사장의 동생 조현민 전무가 “모든 임직원의 잘못”이라는 글로 직원들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나, 검찰이 조현아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 임원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증거 인멸 관련 보고를 받았다는 점에서 사전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등의 보도도 나왔지만 MBC는 누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