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 법원의 근로자 지위보전 가처분 명령에 따라 복직된 MBC 해직언론인들이 출근한 일산드림센터 ‘201호’, 시사IN 편집국으로 배달된 4만7000원이 든 봉투에서 시작한 ‘노란봉투 캠페인’ 등 올 한 해 주요 미디어뉴스와 관련된 숫자를 키워드로 정리해본다. ‘숫자로 본 2014 미디어’는 ‘기자협회보 선정 언론계 10대 뉴스’에 포함되지 않은 뉴스 중 주목할 만한 뉴스를 따로 정리했다.
박 대통령 7시간의 행보
세월호 참사 직후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의 행보’에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다. 김기춘 비서실장은 지난 7월 국회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위치에 대해 “비서실장도 대통령의 위치를 알지 못한다”고 답변해 의혹에 불을 지폈다. 조선일보는 7월18일자 칼럼에서 박 대통령의 행적을 두고 정윤회씨와의 루머를 언급했다. 이후 일본 산케이신문 가토 전 서울 지국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동일한 루머를 다뤘다. 이 때문에 가토 전 지국장은 보수단체에 고발당해 법정에 섰고, 조선일보와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박 대통령이 참사 직후 7시간 동안 7차례에 걸쳐 구두 또는 전화로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자유언론실천선언 40주년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이 올해 40주년을 맞았다. 동아일보 1974년 10월23일자 ‘서울대 농대생 300명 데모’기사가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의 발단이 됐다. 당시 중앙정보부가 이 기사를 문제 삼아 송건호 편집국장 등을 연행하자 이에 24일 동아일보·동아방송 기자 PD들은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발표했다.
자유언론실천선언은 외부간섭배제, 기관원출입거부, 언론인 불법연행거부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자유언론실천선언의 파급력이 크자 당시 박정희 정권은 12월 광고주를 회유해 ‘광고탄압’을 했고, 동아일보는 1975년 2월17일 관련자 113명을 강제 해직시켰다. 이에 맞서 강제 해고된 동아 출신 해직 언론인들은 ‘동아자유언론투쟁위원회’를 결성했다. 지난 10월24일 열린 40주년 행사에서 동아투위 위원들과 후배 기자들은 자유언론실천선언의 의미가 아직도 유효하다고 밝히며 그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MBC 일산드림센터 201호
법원의 근로자 지위보전 가처분 명령에 따라 복직된 MBC 해직 언론인들이 출근하고 있는 곳은 일산드림센터 ‘201호’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6월말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정영하 전 위원장, 강지웅 전 사무처장, 이용마 전 홍보국장, 박성제, 박성호, 이상호 기자 등 해직자 6명에 대한 근로자 지위를 인정했다. 하지만 회사는 통보를 받은 지 한 달여가 지나서야 출근지를 지정했고 현업과 무관한 일산 사옥으로 배치했다. 부서 명패나 근로환경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업무도 전혀 배정하지 않아 ‘유배지’라는 비판이 높다. 근로자지위는 해고무효소송 선고 전까지 인정된다.
700㎒ 대역 주파수 갈등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700㎒ 대역 주파수 활용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UHD(초고화질) 전국 서비스를 위해, 이동통신업계는 모바일 트래픽 급증에 대비하기 위해 주파수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방통위가 ‘지상파 UHD 활성화’ 정책을 내놓고도 정작 주파수 확보에는 소극적인 사이, 주파수 배분의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미래창조과학부는 사실상 이통사 논리만 대변했다. 지상파는 주파수를 공짜로 쓰지만 이통사에 매각하면 수천억 원대의 경매대금을 챙길 수 있다는 실리적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다. 이에 맞서 지상파 3사도 메인뉴스 등을 동원해 열심히 여론전에 불을 지폈다. 정치권은 사실상 ‘지상파 판정승’에 손을 들어줬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국가재난안전망 구축과 지상파 전국 UHD 방송을 우선 과제로 두고 주파수 정책을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내년 상반기쯤 지상파 UHD 정책을 포함한 700㎒ 대역 주파수 활용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47000 ‘노란봉투 캠페인’의 시작
크리스마스에 시사IN 편집국으로 카드 한 통이 배달됐다. 4만7000원이 든 봉투와 함께였다. 편지를 보낸 배춘환씨는 2013년 11월29일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이 쌍용자동차 노조에게 손해배상금액으로 청구한 47억원의 금액에 갑갑해하다 4만7000원을 보내게 됐다고 밝혔다. 10만명이 모이면 47억원을 갚을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배씨의 모금을 계기로 해고근로자 긴급 생계·의료비 및 법률 개선활동 지원을 위한 모금활동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노란봉투 캠페인’으로 명명된 이 캠페인에는 가수 이효리, 우주인 이소연, 만화가 강풀, 노엄 촘스키 MIT 교수 등 국내외 유명 인사들이 잇따라 참여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결국 지난 5월31일 목표인 ‘4만7000명 참여’를 달성하면서 노란봉투 캠페인은 공식 종료됐다. 모금액은 약 14억7000만원이었다. 이 돈은 손해배상 가압류로 고통 받는 일하는 사람들과 가족 137가구에게 1차적으로 지원됐다.
김창남·김고은·강진아·김희영·강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