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은 기자 2014.12.24 14:05:36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 광고총량제를 도입하고 간접광고와 가상광고 등의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방송광고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방송광고 활성화’라는 명분 아래 한꺼번에 광고 규제를 풀면서 ‘시청권 침해’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지상파와 종편 및 유료방송은 서로 상반된 이유에서 “차별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19일 전체회의를 열어 방송광고 총량제 도입, 가상광고 허용 장르 및 허용 시간 확대 등을 골자로 한 방송광고 제도 개선안을 보고받고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기로 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현행 스포츠 중계에만 허용되던 가상광고가 보도와 시사, 어린이 프로그램을 제외한 전 영역으로 확대된다. 가상광고와 간접광고 허용 시간도 유료방송에 한해 해당 방송프로그램 시간의 7%까지 늘어나며(현행 5%) 협찬고지 대상과 품목도 대폭 완화, 확대된다.
방송광고 형태별 구분을 없애고 전체 광고시간만 규제하는 광고총량제도 전면 허용된다. 칸막이 규제가 없어짐에 따라 유료방송의 경우 방송프로그램 편성시간당 평균 17% 이내, 최대 20% 범위까지, 지상파는 방송프로그램 편성시간당 15% 이내, 최대 18%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광고 편성을 할 수 있게 된다.
방통위는 지상파 광고총량제 도입에 대한 종편과 유료방송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지상파방송의 평균총량 및 최대총량을 유료방송보다 적은 수준으로 설정하고, 방송프로그램광고 시간은 15%를 넘지 않도록 상한을 뒀다. 그럼에도 유료방송 업계의 불만은 여전히 컸다. 케이블PP협의회는 이날 즉각 성명을 내어 지상파 광고총량제를 “지상파 독과점 지원 정책”이라고 비판하며 “매체균형 발전에 역행하는 방송광고제도 개선안을 재고하라”고 촉구했다.
종편을 소유한 신문사들도 방송과 지면을 통해 동시에 방통위를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20일 “지상파만을 위한 불공정한 조치”라고 비판했고, 조선일보는 1면과 14면 기사에서 방통위를 “지상파 사업자들의 민원 해결사”라고 비꼬았다. 매일경제는 1면 ‘방통위의 역주행’ 기사에 이어 10면 한개 면을 털어 “타 미디어는 눈뜨고 광고를 뺏기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동아는 23일 기자칼럼에선 “‘강 건너 불구경’ 하고 있다”며 문화체육관광부까지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지상파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왔다. 한국방송협회는 19일 성명에서 “지상파방송 중간광고 금지는 그대로이고 종합편성채널 및 유료매체와의 악성 비대칭규제는 더욱 확대됐다”고 반발했다.
지상파 광고총량제 도입 효과에 대한 전망치도 차이가 컸다. 종편과 유료방송은 지상파 광고총량제로 최소 1000억원에서 2000억원 규모까지 광고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지상파는 3사를 합해 200~300억원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상파 한 관계자는 “중간광고까지 도입한다고 해도 ‘언 발에 오줌 누기’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는 광고제도 개선안을 담은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해 40일 동안 의견을 수렴한 뒤 수정, 보완을 거쳐 의결할 계획이다.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은 방통위 의결 절차를 거치면 확정,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