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들이 올해 이어 내년에도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신문광고 시장에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내수부진에다 중국·유럽연합(EU) 등 글로벌 경기부진까지 겹치면서 내년 대내외 경기가 악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 때문인데, 이에 따른 대책으로 주요 기업들이 광고예산 축소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광고·홍보예산을 올해보다 10~20% 축소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 들어 매출하락이 지속됐기 때문에 내년 광고예산을 빡빡하게 짤 수밖에 없다”며 “지난 9월 출시한 갤럭시노트4 시리즈의 선전에 따라 변동될 수도 있지만 올해보다 광고예산이 두 자릿수 줄어드는 것을 바탕으로 경영계획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재계 순위 30위 안에 드는 한 대기업도 올해 광고예산을 전년 대비 30%가량 줄인 데 이어 내년 역시 두 자릿수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계 순위 10위권 내 한 대기업 홍보팀 관계자는 “광고예산을 작년 수준만큼 축소하거나 동결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환율이나 유가변동이 심해 경영계획을 수립해도 의미가 없을 정도로 경기상황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광고주인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이 언론사들의 광고나 협찬 요청 등을 방어하기 위한 엄살일 수도 있지만, 이런 움직임에도 신문광고 시장은 요동칠 수밖에 없다.
실제 삼성전자가 올 초 광고예산을 전년 대비 10~20%정도 축소했고, 이 여파는 고스란히 다른 대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소위 잘나가는 삼성전자마저 비상경영에 나서는 상황에서 ‘손 놓고 있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기업 전체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한 신문사 광고국장은 “삼성이 광고예산을 축소하는 것도 타격이지만 그 여파가 다른 대기업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더욱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신문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신문사들의 올 3분기까지 광고매출이 3~5%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을 정도로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았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는 4분기 들어와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국책연구 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2011년부터 5년 연속 잠재성장률 4%를 밑돌게 되는 셈이다.
또 다른 신문사 광고국장은 “9,10월 기업들이 광고·홍보예산을 더 쓰는 경우가 있는데 올해는 그렇지 못했다”며 “규모가 큰 신문은 3% 내외, 이보다 작은 규모의 신문은 5% 내외로 빠졌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지난 11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국내 광고시장의 경기변동을 파악하기 위해 매월 발표하고 있는 ‘광고경기 예측지수(KAI)’에 따르면 내년 1월 예측지수는 103.5로 12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매체별로 보면 지상파TV 99.6, 케이블TV 109.7, 라디오 94.3, 신문 88.8, 인터넷 116.7 등으로 신문광고는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KAI가 100을 넘으면 전달보다 광고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것을 뜻한다.
신문광고 축소는 이미 예견된 일이다. 인터넷 광고매출은 2002년 185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조800억원 규모로 커졌다. 반면 이 기간 동안 신문광고는 2조200억원에서 1조5800억원으로, 방송광고는 2조4394억원에서 1조88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더구나 소비자들의 미디어 소비패턴이 TV·신문에서 인터넷·모바일 등으로 급속히 이동하기 때문에 신문 업계의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 메이저신문사 고위 간부는 “올해도 지난해보다 신문광고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다”며 “내년엔 수출 및 내수 기업들이 모두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올해보다 힘든 한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