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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겨냥 朴대통령 발언에 긴장감 고조

새누리 지도부와 오찬서 "한 언론이 확인도 않고…"

강진아ㆍ김희영 기자  2014.12.07 18: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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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에 24시간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간 세계일보는 7일 “한 언론이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보도한 후에 여러 곳에서 터무니없는 얘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층 긴장감에 휩싸였다.

 

세계일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사옥 앞에 취재 차량 1대를 세워 입구를 막았고, 출입문 셔터를 절반 쯤 내렸다. 1층 로비에는 기자들 3~4명이 비상대기하며 검찰의 압수수색 등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었다. (관련기사 세계일보 사옥에 걸린 '언론자유 수호' 현수막

 

정치부와 사회부를 제외한 대부분 기자들은 출입처 대신 본사로 출근했다. 기자들은 8일자 신문 발행에 전념하면서 세계일보 보도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박 대통령의 새누리당 지도부 오찬 발언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세계일보 한 기자는 “평소 일요일보다는 편집국에 사람들이 좀 더 많이 모였다”면서 “상황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도 “다소 복잡하고 뒤숭숭한 분위기”라며 “(평소처럼)조용하지만 엄중하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언론이 제대로 확인도 않고…”라는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지난 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의 세계일보 보도를 문제 삼은 언급과 궤를 같이한다. 당시 박 대통령은 “조금만 확인해 보면 사실 여부를 알 수 있는 것을 관련자들에게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비선이니 숨은 실세가 있다고 보도하면서 의혹이 있는 것같이 몰아가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 8명이 세계일보 사장과 편집국장, 사회부장, 기자 등 6명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한 데 이어 박 대통령이 두 번이나 세계일보 보도를 언급하면서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문건을 처음 보도한 세계일보에 대한 압박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일보는 6일자 1면 머리기사 ‘진실 보도 로그 오프는 없습니다’를 통해 “세계일보 기자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한 취재활동을 계속할 것이며, 취재원을 보호하기 위해 적극 힘을 합할 것”이라고 밝히며 압수수색과 같은 검찰의 강제수사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앞서 세계일보는 지난달 28일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작성한 ‘靑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측근(정윤회) 동향’ 문건을 단독 보도했다. 세계는 이 보도에서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사이 속칭 ‘증권가 찌라시’에 떠돌던 ‘김기춘 비서실장 교체설’은 정윤회씨가 자신의 비선라인을 활용해 퍼뜨린 루머였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과정에 박근혜 대통령 핵심 측근으로 불리는 ‘문고리 권력 3인방’이 포함된 청와대 안팎 인사 10여명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했다.

 

세계일보 보도 이후 조선일보와 한겨레 등의 후속 보도를 통해 정씨와 이른바 ‘청와대 핵심 비서관 3인방’의 국정개입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1일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정씨가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지난 4월 연락을 취했고, 지난해 10월쯤 청와대에 내정된 경찰관 1명을 검증해 ‘부담(스럽다) 판정을 내렸더니 안봉근 비서관이 전화해 ‘이 일을 책임질 수 있느냐’고 묻더라”면서 “당시 청와대 경찰 인사는 2부속실에서 다 한다는 소문이 있었고, 문건의 신빙성이 6할 이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4월 ‘박지만 미행설’이 보도되면서 조 전 비서관과 통화하려고 했으나 연락이 안 돼 이 비서관에게 연락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윤회씨 부부와 관련된 문화체육관광부 인사를 직접 챙겼다는 한겨레 보도도 사실로 확인됐다.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5일 조선일보와 e-메일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지난해 8월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과 과장 두 사람의 교체를 직접 지시했으며 정윤회씨와 관련된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체육계 적폐 해소를 위한 정당한 조치”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