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세계일보 사옥 출입문 위에는 ‘세계일보는 언론자유를 위해 싸우겠습니다’는 현수막이 걸렸다.
문구에 걸맞게 편집국장과 정치부장을 포함한 상당수 세계일보 기자들은 압수수색에 대비해 휴무일인 이날 세계일보 사옥 내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세계일보는 이날 1면 머리기사로 ‘진실 보도 로그오프 없습니다’를 내고 “검찰의 ‘정윤회 문건’ 관련 본지 압수수색 가능성에 각계에서 ‘언론자유’ 침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며 당당하게 맞설 것임을 밝혔다.
박종현 한국기자협회 세계일보 지회장은 “휴무일인데도 집에 가지 못하는 것에 대해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기자는 없다”며 “꼭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계일보는 전날 오후 한때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됐다는 설이 나돌면서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실제로 압수수색이 집행되지 않고 검찰도 관련 사실을 적극 부인하면서 이날은 대체로 평화로운 분위기를 띠었다.
그러나 검찰이 영장발부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면서도 “오늘 했느냐고 물어보니까 한 것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라며 추후 강제 수사 가능성을 열어놓아 세계일보의 비상근무 체제는 당분간 유지될 방침이다.
박 지회장은 “우리가 갖고 있는 문건은 어차피 복사본이라 자료 확보를 위해 검찰이 세계일보를 압수수색할 이유가 없다”며 “압수수색을 강행하는 것은 명백한 언론탄압”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검찰의 강제 수사가 이뤄질 경우 성명서를 즉각적으로 내는 한편 비상매뉴얼대로 행동하고 한국기자협회 등 유관단체와도 긴밀히 연계해 공동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도 외신을 비롯해 MBC, JTBC, 한겨레 등 일부 언론사는 세계일보 앞을 지키며 분위기를 스케치하는 한편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했다. 한 외신 기자는 “언론사 압수수색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검찰이 수사를 강행할 경우 한국 언론의 수준은 러시아나 이집트 수준으로 떨어지는 격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도 전날에 이어 이날도 세계일보를 지지방문하며 기자들을 격려했다. 박 회장은 “국민들이 많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 정부가 이른바 언론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식의 명분을 앞세워 강압적 수사를 하는 것은 아직도 국민 정서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우를 범한 것”이라며 “언론은 국민의 눈과 귀를 대신하는 공익적 채널이기 때문에 정부는 언론 자유를 보장하고 언론 자체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