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방송발전지원 특별법(지역방송지원법)이 4일 시행됐다. 하지만 재정상황이 열악한 지역방송을 지원하는 내년도 정부예산은 올해보다 3억원만 증액돼, 지역방송을 홀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방송협의회는 4일 성명을 내고 “지역방송지원법이 논의가 시작된 지 4년 만에 어렵게 결실을 맺었지만 후속조치를 보면 참담하다”며 “쥐꼬리 예산편성으로 지역방송은 홀대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정한 지역방송지원법은 지역방송의 경영개선 및 재원 지원 등 지역방송발전지원 계획을 수립, 시행하고 방통위 소속에 지역방송발전위원회를 구성하도록 돼 있다.
지역방송협의회에 따르면,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지역방송 지원예산은 23억원이 편성됐다. 당초 국회 미래창조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지역방송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한다며 146억원을 증액했지만 삭감됐다. 반면 전국의 지역방송사들이 방송통신 진흥을 지원하기 위해 모으는 방송통신발전기금에 지역MBC와 지역민방 등 지역방송협의회 소속 27개 지역지상파방송사업자가 지난해 출연한 액수는 117억원이었다.
지역방송협의회는 “146억원으로 증액된 예산을 보고 희망을 품었지만 결국 관철되지 못했다”며 “프로그램 제작 지원에 포맷 개발, 교육 프로그램 개발, 유통 활성화 등 지원항목이 다양해 지역방송사들이 새로운 시도를 해볼 여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역방송은 광고 매출 부진 탓에 프로그램 제작비를 줄이거나 없애고 인건비를 삭감하는 것도 모자라 명예퇴직을 하는 처지에서도 방송발전기금을 납부했다”며 “방송발전기금을 유예하거나 납부비율을 낮춰달라는 지역방송의 읍소는 외면한 채 종편에는 방송발전기금을 유예하는 특혜를 주고 서울의 공영방송에는 해마다 수백억 원의 방송발전기금을 지원하는 정부정책을 보면서 자괴감마저 든다”고 밝혔다.

방통위가 지난 10월 고시한 ‘지역방송에 대한 방송통신발전기금 지원 제한기준 제정(안)’도 지역 현실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기금지원 제한의 세부기준은 방송법에 따른 허가취소, 업무정지 또는 광고중단, 시정명령 및 제재조치를 받는 경우를 비롯해 지역성 지수 평가 결과 600점 미만(1000점 만점)을 획득한 경우 등이다.
지역방송협의회는 지역성 지수를 예로 들며 “자체 제작 프로그램 편성비율을 당연히 높이고 싶지만 콘텐츠를 제작하면 할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에서 누가 소신껏 늘릴 수 있단 말인가”라며 “서울MBC와 SBS가 네트워크 협정에서 주시청시간대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편성하지 못하도록 옥죄고 있어서 못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50%가 지역에 살고 있지만 지상파 광고 매출의 70%를 서울이 가져가고 있다. 서울 중심의 방송정책에 지역이 종속된 구조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라며 “이런 억압적이고 모순된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특별법을 제정해 놓고 지원도 하기 전에 규제부터 하려는 것이 오늘의 지역방송 정책의 현주소”라고 덧붙였다.
또 방통위 내 지역방송을 담당하는 팀 단위를 ‘지역방송과’로 확대, 개편해 지역방송 정책 수립을 촉구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지역방송협의회는 “정부와 국회는 특별법 보완을 통해 지역방송의 독자적 기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독자적인 지역방송 정책을 제대로 수립할 정책 생산 주체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방송지원법에 3년마다 수립하도록 명시된 지역방송 발전계획을 제대로 세우고 시행해야한다”며 “지역방송은 단순히 서울지상파의 중계소가 아닌 양질의 콘텐츠로 지역문화를 창달하고 지역성을 구현할 수 있는 진정한 지역 채널이 되길 원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