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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 프로젝트'법률자문 받은 MBC

MBC본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 제거 의도"

강진아 기자  2014.12.03 13: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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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업무 성과가 낮은 직원들에 대한 해고를 추진하기 위해 대형 법무법인으로부터 유료자문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며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달 ‘업무 저성과자’라는 이유로 12명을 교육발령 및 대기발령 내기 두세 달 전이라는 점에서 사측의 ‘퇴출 시나리오’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겨레21’은 1일 발행한 1039호에서 MBC가 지난 8~9월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화우로부터 각각 두 차례에 걸쳐 받은 ‘장기 저성과자에 대한 조치 및 해고 절차’에 대한 답변서를 단독 보도했다. 한겨레21은 “MBC가 장기 저성과자를 해고할 때 법적 정당성을 획득하는 방법을 자문하고 답변을 받았다”며 “사실상 ‘다른’ 목소리를 내는 직원들을 겨냥한 ‘해고 프로젝트’ 성격이 짙다”고 밝혔다.


MBC가 문의한 내용은 내부 업적ㆍ역량 평가의 최저등급인 R을 이용한 징계 및 해고 방안이다. MBC 사규는 3년 이내 3R을 받을 경우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MBC는 1회 R등급을 받을 경우 교육발령, 2회 연속 R등급 대기발령 및 교육발령, 3회 연속 R등급 대기발령 후 명령휴직, 희망퇴직 권고, 직권면직 등의 방안을 질의했다.


문제는 2010년 김재철 사장 이후 R등급이 인사 ‘불이익용’으로 활용돼 왔다는 점이다. 회사는 2012년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파업에 참가한 전원에게 R등급을 부여하는 등 경영진에 비판적인 이들에게 족쇄를 채우고 있다. 사내 게시판에 공개적으로 간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부장의 부당한 취재중단 지시에 반발했다는 이유로 R등급을 받아 3R이 된 기자들은 정직 1개월과 교육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MBC는 자문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성과주의 정착을 위한 제도적 노력”이라며 “저성과자를 분발시켜 더욱 많은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상적인 경영행위를 진영논리로 폄훼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은 모두 ‘위법’하다고 판단됐다. 김앤장은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 화우도 “연속 3회 3R등급 사유만으로 일괄 해고하는 것은 부당해고로 판단될 위험성이 높다”고 밝혔다.


R등급은 평가 기준이 모호한 점 등 수차례 문제가 제기돼왔다. 2010년부터 인원수가 할당되며 강제성이 부과됐고, 상향평가제도도 MBC만이 폐지돼 일방적인 인사평가 문제가 지적됐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기어코 제거하고 말겠다는 흉한 민낯을 확인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