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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해직기자 3명 출근…"노종면·조승호·현덕수도 곧 돌아올 것"

강진아 기자  2014.12.01 13: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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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들, 환영합니다.”


12월의 첫날, 오전 8시 서울 상암동 YTN뉴스퀘어 사옥 앞. 지난달 27일 대법원으로부터 부당 해고 판결을 확정 받은 우장균ㆍ권석재ㆍ정유신 기자가 6년 만에 출근했다. 옷깃을 파고드는 추위 속에 이들의 ‘복직’을 축하하듯 눈발이 쏟아졌다. 70여명의 YTN 동료들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함박웃음이 가득했다. 평소보다 이른 출근을 했어도, 전날 밤샘 야근을 했어도 너나할 것 없이 밝은 표정으로 해직자들과 포옹하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해고 정당 판결을 받은 조승호, 현덕수 기자도 기쁨을 나눴다. 노종면 기자는 국민TV ‘뉴스K’의 편집회의로 인해 함께하지 못했다.

 

우장균ㆍ권석재ㆍ정유신 기자는 어두컴컴한 새벽, 출근을 하며 만감이 교차했다. 우장균 기자는 “6년 만에 아침 일찍 일어나서 YTN 사옥으로 출근했다”며 “6년 전, 2008년 10월 6일 해고된 다음날 남대문 사옥으로 출근한 기억이 난다. 그때 사옥 후문에서 집회가 열렸는데 당시 해고당한 느낌을 동료들과 공유했다. 오늘 다시 출근하면서 이 자리에 있으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어 동료들에게 “6년 동안 해직기자들을 보살펴주고 간부들과 싸우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며 “여러분들 덕분에 복직하게 됐고, 앞으로는 앞장서서 함께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6년 만에 많은 것이 바뀌었다. 6년 전 남대문 사옥에서 해고를 당했지만, 복직은 상암 사옥에서다. 정유신 기자는 “건물이 낯설고 우리 회사라는 생각이 안 들지만 역시 동료들이 있어 반가운 마음이 든다”며 “대법원 선고 당일 저도, 동료들도 많이 울었다.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동료 여러분들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기자는 “정치권은 낙하산 사장을 보내놓고 노사 문제라고 떠넘기고, 경영진은 법과 원칙을 운운하며 엉뚱한데 책임을 묻고 있다. 법원은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서 자신들이 보고 싶은 것만 봤다”며 “오늘 3명은 먼저 들어가는 것일 뿐이다. 선배 3명도 바로 다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권석재 기자는 “출근을 하다가 뉴스타파가 있는 광창역으로 갈 뻔했다”며 “깜짝 놀라서 상암으로 왔다. 기다려줘서 고맙다”라고 말했다.

 

 

대법원의 해고 정당 판결로 함께 돌아가지 못한 조승호 기자와 현덕수 기자도 복직 후 첫 출근을 응원했다. 조승호 기자는 “아침에 출근하면서 마음이 싱숭생숭했다”며 “매일 아침 아이들을 깨우는 것이 제 몫인데 오늘은 아침에 일찍 나와야 해서 못 깨워준다고 했다. 그러자 초등학교 3학년인 막내딸이 아빠는 왜 회사에 가냐고 묻더라. 그래서 수업시간에 미리 가서 예습을 하듯 아빠도 예습하러 간다고 했다”고 말했다. 조 기자는 “나중에 복직했을 때 어떤 심정일지 예습하러 왔다”며 “마지막에 딸이 말하더라. 예습 잘하고 나중에 시험을 잘 보라고. 미리 예습 했으니 복직 할 때 기분 좋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금 늦게 도착한 현덕수 기자는 “오늘 정식 출근이 아니어서인지 지각을 했다”며 “판결 역시 지각인가보다. 비록 지각이지만 꼭 이 자리에 다시 서서 정문으로 출근하겠다”고 말했다.

 

 

동료들도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대법원 선고 당일 해고 정당 판결에 많은 눈물을 쏟았지만, 이날만큼은 환한 웃음으로 복직자들을 맞았다. 한 기자는 “아침에 조승호 선배 얼굴을 보니까 오늘 함께 출근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다. 6년 넘게 기다린 입장에서 선배 3명이라도 같은 건물에서 얼굴 계속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굉장히 큰 힘이 될 것 같다”며 “돌아오셔서 너무 고맙고, 반갑다”라고 말했다.

 

다른 기자도 “2008년도에 3년차 기자였는데 회의감이 너무 들고 그만두고 싶었다. 하지만 해직자 선배들이 돌아왔을 때 그 자리에 서 있어야겠다며 참고 버텼다”며 “이 자리에서 맞이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나머지 3명이 돌아올 때까지 움직이지 않고 힘내서 기다리겠다. 파이팅”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기자도 “이날이 왔고 그날이 올 것”이라며 “계속 여전히 같은 마음으로 기다린다”고 말했다. 후배들은 사옥 정문에 들어서는 해직자 선배들에게 환영하는 의미로 꽃다발을 증정했다. 또 신분증 발급과 출입처 배정 등을 촉구했다.

 

이날 한 조합원은 ‘낙하산 사장 반대’를 표현한 작품을 노조에 기증했다. 2009년 당시 낙하산을 금지하는 표식의 배지를 한데 모아 만든 작품이다. 해직 기자들이 돌아올 때 이를 기증하려 했다는 이 조합원은 “절반의 선배들만이 돌아왔다”며 “빅브라더와 맞서 싸운 조지오웰의 '1984년'처럼 권력에 대한 투쟁, 상식이 1984년으로부터 2014년까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대법원 선고 직후 “법원 판결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아직 인사 발령은 내지 않고 있다. YTN 홍보팀 관계자는 “아직 법원 판결문이 오지 않았다. 판결문이 도착하면 검토 후 인사발령 등 필요한 구체적인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YTN 사내 게시판에는 3명의 복직에 대한 기수별 환영사가 줄을 잇고 있다. 노종면, 현덕수 기자의 동기인 공채2기부터 지난 2012년 입사한 공채14기까지 우장균, 권석재, 정유신 기자에는 “많이 기다렸다”고 환영했고 노종면, 조승호, 현덕수 기자에는 “계속 기다리겠다”며 응원했다.

 

YTN 2기 26명의 기자들과 기술국ㆍ영상취재부 일동은 “긴 세월을 인내한 그들에게 갈채를 보낸다”며 “전부가 아니어도 모자라지 않는다. 먼저이고 나중일 뿐이다. 동기인 노종면, 현덕수, 그리고 조승호 선배, 이 3명의 복직을 위해 우리와 먼저인 3명이 힘을 모으면 된다”고 밝혔다.

 

복직된 권석재 기자의 동기인 공채 4기도 “우장균 권석재 정유신. 너무나 자랑스럽고 미안한 우리들의 선후배 동료들이다. 6년 만에 돌아오는 당신들을 환영한다”며 “지금은 함께 못하지만 남은 3명도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신 기자 동기인 공채 6기도 “미안하다는 말 대신, 이렇게 돌아와줘서 고맙다는 말 하고 싶다”며 “곧 돌아올 3명의 빈자리도 함께 지켜나가자”라고 말했다.

 

공채 10기도 “우리는 그들이 옳다는 것을 믿었기에 언젠가는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오리라는 것을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다”며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그 세월을 이겨내고 마침내 돌아온 선배들을 뜨겁게 환영한다. 6명 모두가 일터로 돌아올 때에야 2008년 시작된 우리의 싸움은 비로소 끝이 날 수 있다”고 밝혔다. 12기도 “6명이 온전히 회사로 복귀하는 그날을 위해, 3명의 선배와 먼저 함께 걷겠다”며 “끔찍한 고통 의연히 이겨낸 선배들, 고맙고 사랑한다”고 밝혔다.

 

2008년 YTN 사태를 겪지 않은 후배들도 선배들을 환영하며 기대감을 표출했다. 공채 13기 기자들은 “기다리던 선배들이 돌아온다. 이제 선배들 밑에서 일도 배울 수 있고 진짜 후배 노릇도 해볼 수 있다”며 “해직사태 이후 입사한 저희는 봉합되지 않은 상처의 경계에서 늘 머뭇거렸다. 더는 머뭇거리지도 죄책감 느끼지도 않겠다. YTN의 시간은 단절되지 않는다. 선배들의 정신은 후배들이 끝까지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공채 14기 13명의 기자들도 “선배들과 함께 할 시간이 처음이라 더 설레고 기대된다. 부당한 것에 굴하지 않고 맞섰던 모습 잊지 않겠다”며 “해직 선배 6명이 다 같이 복귀하는 그 날, 정상적이었고 정상을 향해 달려갔던 YTN의 모습도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