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간첩 수사 조작’ 가능성을 제기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담당 PD와 변호사들이 검경의 수사선상에 올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인 박준영 변호사가 “용기 있는 언론이 형식적 법 논리로 상처 입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14일 기자협회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SBS에 자료를 제공했으며 법적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1·2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용기를 내 주목했다”며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언론의 당연한 역할인데 공익적 목적은 도외시한 채 수사기록 공개를 문제 삼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14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와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는 ‘그것이 알고싶다’ PD인 A씨와 여간첩 이모씨 변호를 맡았던 박준영 변호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장경욱 변호사 등에 대해 형사소송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지난 7월26일 ‘아가와 꼽새, 그리고 거짓말 - 여간첩 미스터리’ 편을 통해 간첩 혐의로 기소된 이씨의 수사·재판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씨가 국정원의 긴 심문 끝에 ‘거짓 자백’을 했을 가능성을 다뤘다. 문제가 된 방송 장면은 이씨 사건의 제보자가 탈북자 출신 최모씨라는 내용이 담긴 국정원의 수사보고서가 노출된 점이다. 이에 최씨는 자신의 신원이 노출된 것을 우려해 담당 PD와 변호사들을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소송법 266조 16항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검사가 증거로 제출할 서류 등을 사건 또는 소송 준비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타인에게 교부·제시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을 다루는 모든 언론보도가 검·경의 수사대상에 오르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각종 공안사건을 다루는 변호사를 ‘타깃’으로 한 수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 변호사는 “형사소송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언론보도에 따르면 (검·경이) 이메일과 통화기록 등을 분석했다고 하는데 뭔가 추가적인 의혹을 제기하고 싶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그것이 알고 싶다’ 팀장인 정철원 PD는 “현재까지 언론보도 내용 외에는 파악된 바가 없다”며 “혐의 내용 등 정확한 사실관계가 파악되면 그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최근 최씨를 불러 고소 배경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피고소인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