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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이사의 황당한 발언 "한학수 PD 발령은 역량 높이산 것"

6일 방문진 MBC 부당인사 논의

강진아 기자  2014.11.07 00: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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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이 6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서 “인사권을 남용하거나 보복하려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MBC가 최근 조직개편에 따른 후속인사로 ‘보복 인사’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방문진 야권 추천 이사들의 질책에 대한 답변이다. 하지만 12명의 교육발령자에 대해 사실상 ‘퇴출’시킨 것임을 시사했다.

 

야권 추천 이사들은 유능한 인재들을 ‘유배’시키고 인사권을 남용한 문제를 질타했다. 선동규 이사는 “콘텐츠 경쟁력을 높여서 수익을 올리겠다고 하는데 유능한 기자, PD들을 현장에서 다 배제시키고 어떻게 경쟁력을 높이겠는가”라며 “쫓겨난 기자, PD들을 살펴보면 파업에 열심히 참여했거나 이후 회사에 쓴소리를 한 사람들이다. 과거 중징계를 받은 이들을 이중삼중 처벌하며 인격 살인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권미혁 이사도 “일을 못하고 경쟁력이 없어 교육발령을 내고 비제작부서로 보냈다면 이들을 관리, 감독한 이들에 대해 책임을 묻거나 징계를 했는가”라고 반문했다.

 

백 본부장은 “일 중심의 문화를 만들어보자는 선의에서 한 것”이라며 “솎아내고 찍어내기 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자, PD들이 퇴직까지 계속 그 직종 그대로 있을 수는 없다”며 “종편, 케이블 채널 등 경쟁이 치열해진 미디어 환경에서 회사가 다른 일을 시킬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찍어내기’ 인사를 부인하면서 ‘퇴출’ 성격이라는 점은 드러냈다. 백 본부장은 “MBC는 한 번도 (직원을)퇴출시켜본 적이 없다”며 “아무리 훌륭한 조직이라고 해도 나태하거나 능력이 부족하면 부서들에서 원치 않을 수 있다. 세 차례에 걸쳐 본부장과 부서장들이 인사를 논의했지만 배치를 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MBC가 조직개편과 인사를 하는데 왜 외부에 있는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이 이를 정파적으로 이용하고 시끄럽게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교양제작국 폐지로 공영성 후퇴 논란이 제기되고 있지만, 공영성이 더 강화됐다고 했다. 하지만 낮은 수익성과 시청률을 반영했다는 이유를 들었을 뿐, 어떤 점에서 공영성이 강화됐는지는 뚜렷이 제시하지 못했다. 백 본부장은 “교양이라는 말을 안 쓴다고 교양제작국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백분토론, 경제매거진M 등도 그대로 하고 있다. 교양 기능이 오히려 강화됐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만제로가 MBC의 교양성을 모두 대표하지는 않는다”며 “내년에 경영이 더욱 악화될 텐데 교양이나 다큐프로그램은 낮은 시청률에 제작비 부담이 크다. 그것을 통합한다는 것인데 무엇이 잘못인가”라고 말했다. 평일 저녁에 방영하는 ‘경제매거진M’에 소비자고발성 내용을 포함시켰기 때문에 폐지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MBC 대주주이자 관리ㆍ감독 기구인 방문진에 사전 보고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한 불쾌감도 표출됐다. 백 본부장은 “조직개편 등은 회사의 기밀사항”이라며 “일정 시점이 되면 전달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문환 이사장은 “인사가 기밀 사항은 아닐 수 있다”며 “보고사항이라고 하더라도 사전에 인사를 대폭 할 예정이라든가 기본적인 그림은 설명하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사원들과 대화를 하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공영성이 흐트러지지 않고 조직 개편의 효율성이 제고되도록 신경 써 달라”며 “방문진이 MBC의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만큼 분기별로 성과 등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MBC는 이번 개편 및 인사와 관련해 3개월 후 구체적인 업무성과를 보고해야 한다.

 

권미혁 이사도 “개편된 조직을 보면 균형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수익 창출을 위한 콘텐츠 제작사와 같은 느낌”이라며 “이 정도로 방향성을 틀었다면 사전에 방문진과 상의를 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 이사는 “전혀 이야기가 없다가 PP 사업자처럼 조직을 개편해 놓으니까 공영방송이 맞나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며 “어떻게 공영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이야기가 없다. 설득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지적했다.

 

추후 성과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하는 점도 강조됐다. 김재철 사장 체제에서 숱한 조직개편이 이뤄졌지만 그에 대한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았다. 야권 추천인 최강욱 이사는 이번 개편과 인사에 따른 수익, 시청률, 신뢰도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를 보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는 “성과를 보여주고, 성과가 없을 경우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아무런 성과가 없어도 지금껏 어떤 임원이 문책을 당했는가. 오히려 영전만 계속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선 이사도 “MBC가 언제까지 파업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인가”라며 “같은 사람에게 징계를 반복하다보니 보복 인사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회사가 잘 처신해야한다”고 말했다.

 

여당 추천 이사들은 시각차를 여실히 드러냈다. 차기환 이사는 “프로그램 하나 없어졌다고 공영성 후퇴를 말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했고, 박천일 이사는 “한학수 PD를 신사업개발센터에 보낸 것도 역량을 높이 평가해서 보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광동 이사는 “MBC가 처한 위기에 대한 절박한 반영이 있었다고 본다”며 “향후 2년을 내다보고 조직개편과 인사를 한 것으로 보여져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성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본부장은 “사측이 스스로 모순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며 “이번 조직개편이 교양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면서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 교양 프로그램을 그대로 둘 필요가 있냐고 말하고, 인사가 중대한 결단인 것처럼 말하면서 인사를 배치한 배치위원회에서 각 본부가 사람을 받지 않아서 추려진 명단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MBC는 교양제작국 해체 등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안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 31일 12명의 교육발령을 포함한 110여명 규모의 인사발령을 단행했다. 하지만 기자, PD들을 본 업무와 관계없는 비제작부서로 보내거나 교육발령을 내 ‘밀실 보복 인사’라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