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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SBS '일베' 사고 법정제재 받는다

김고은 기자  2014.11.05 18: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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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미지를 방송에 사용한 MBC와 SBS가 법정제재를 받을 전망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5일 해당 방송 프로그램 제작진을 상대로 의견진술을 진행한 뒤 법정제재 의견을 다수로 전체회의에 회부했다. 다만 징계 수위를 두고 위원들 간의 의견이 엇갈림에 따라 전체회의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MBC와 SBS는 최근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서 만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미지를 방송에 내보내 물의를 빚었다. SBS는 지난달 16일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혜원 신윤복의 ‘단오풍정’ 그림 속 목욕하는 여인들을 훔쳐보는 동자승 대신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이미지를 내보냈다. SBS의 ‘일베 방송사고’는 이번이 네 번째다. SBS는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을 코알라와 합성해 희화화한 ‘노알라’ 등 일베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사용해 ‘주의’, ‘권고’ 등의 징계를 받았다. 그때마다 SBS는 ‘책임자 문책’과 ‘재발방지 대책’을 약속했지만 사고는 반복됐다.


5일 방송심의소위 의견진술에서도 SBS는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전사적 차원에서 재발방지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SBS측은 “이미지 사용 개선 프로세스를 시행 중”이라며 “자막 의뢰서에 이미지 출처 병기를 의무화 해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해당 이미지를 사용한 조연출 등 관계자들에 대해선 “책임을 중하게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 측 장낙인 위원은 “의견진술을 할 때마다 시스템 개선을 약속해놓고 지키지 않으니 믿을 수가 없지 않나. SBS가 시청자의 눈을 무서워하지 않는 것 같다”며 최고 중징계인 ‘과징금’ 의견을 냈다. 박신서 위원도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계속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제야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대비가 늦었다”고 지적하며 ‘경고’ 이상을 주문했다.


반면 여당 측 위원들은 SBS가 이미 내부적으로 중징계 절차를 밟고 있고, 1주일 뒤 방송을 통해 공식 사과한 점을 감안해 ‘주의’ 정도가 적당하다고 주장했다. 함귀용 위원은 “현직 대통령을 닭모가지 비트는데 비유한 그림도 전시하는 마당에 패러디에 대해 너무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과징금 1명, 경고 1명, 주의 3명으로 5명의 위원들 의견이 합의되지 않음에 따라 징계 수위는 전체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역시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의도의 일베 이미지를 사용한 MBC ‘섹션TV 연예통신’에는 상대적으로 더 무거운 법정제재가 예고됐다. MBC ‘섹션TV 연예통신’은 지난달 12일 배우 차승원 씨의 아들 친부 확인 소송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의 사진을 음영 처리한 이미지를 차 씨 아들의 친부라는 인물 사진으로 사용해 논란을 빚었다.


MBC는 이날 서면진술을 통해 “평소 제작진이 철저한 검증 절차를 준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처 부정적인 의도를 알아내기 힘든 이미지를 사용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며 고의성은 부인했다. MBC는 “단지 이해를 돕기 위해 일반 중년 남성의 이미지를 사용한 것으로, 편집 과정과 수정 작업을 거치면서 제대로 걸러지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재발 방지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심의위원들은 부정적인 인물을 표현하는데 노 전 대통령의 음영 사진을 사용한 것에 의도성이 있다고 봤다. 여당 측 함귀용 위원마저도 “단순 실수라기보다 고의성이 있어 보인다”며 경고 이상의 중징계 의견을 냈다. 김성묵 부위원장도 경고 의견에 동의했다. 박신서 위원은 “네 번에 걸쳐 일베 이미지를 사용한 것은 MBC가 고의든 아니든 왜곡된 방송을 계속 하고 있는 것”이라며 장낙인 위원과 함께 ‘과징금’을 주장했다. 고대석 위원은 ‘주의’ 의견을 내면서 역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징계 수위 결정은 전체회의로 미뤄지게 됐다.


MBC는 지난해 ‘기분좋은날’에서 악성림프종으로 사망한 서양화가 밥 로스의 모습에 노 전 대통령 얼굴을 합성한 일베 이미지를 사용해 관계자 징계 및 경고 중징계를 받았다. MBC는 또 교비횡령 혐의로 구속된 사립대 설립자들을 보도하며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의원의 사진을 실루엣 처리해 사용하고 새누리당 김근태 의원의 선거법 위반 소식을 전하며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고문의 사진을 보도해 각각 ‘관계자 징계 및 경고’와 ‘경고’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