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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가구 90% 유료방송 시청…지상파, UHD 필요하나

700㎒대역 주파수 확보 여론몰이
'시청자 복지' 앞세워 뉴스 홍보
유료방송 UHD상용화에 긴장
매년 수백억 콘텐츠 투자 회의적

김고은 기자  2014.11.05 14: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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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사들이 UHD 방송 서비스를 위한 700㎒대역 주파수 확보에 필사적이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주파수 정책이 “통신 재벌 편향”이라고 비판하며 자사 메인뉴스를 통해 하루가 멀다 하고 지상파 UHD 방송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직접수신률이 6~7%에 불과한 데다 지속적인 경영난으로 UHD 콘텐츠 제작비 투자가 쉽지 않아 700㎒대역 주파수를 지상파에 할당해야 하는지 회의적인 시각도 적잖다.


Full HDTV를 넘어 UHD(초고화질) TV 시대가 열렸다. 미디어업계는 UHD를 차세대 방송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지상파의 UHD 방송을 위해서는 주파수가 필요하다. 현재 방송용으로 사용 가능한 주파수는 700㎒대역 108㎒ 폭이다. 지상파는 이 중 54㎒를 UHD 방송용으로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012년 700㎒대역 주파수 중 40㎒를 통신용에 할당하는 ‘모바일 광개토플랜’을 의결했다. 게다가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국가 재난통신망 구축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20㎒ 주파수 배정이 기정사실화됐다. 남은 주파수는 48㎒뿐. 


지상파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40㎒ 주파수가 통신사에 넘어가면 지상파의 전국 UHD 방송은 불가능해진다. 이미 유료방송 업계가 UHD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 마당에 지상파가 UHD 서비스를 하지 못하면 수십 년간 누려온 지상파 독과점 지위를 잃는 것을 넘어 수많은 PP 중 하나로 전락하게 된다. 주파수 확보는 지상파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인 셈이다.


최근 지상파 3사 보도만 보더라도 UHD 방송을 위한 주파수 확보에 지상파가 얼마나 사활을 걸고 있는지 알 수 있다. 10월 한 달간 KBS는 메인뉴스인 ‘뉴스9’에서 UHD와 주파수 이슈를 13번이나 다뤘다. MBC ‘뉴스데스크’는 10번을, SBS ‘8뉴스’는 7번을 보도했다. 키워드는 콘텐츠와 한류, 국가경쟁력 강화다. ‘공공성’의 가치를 내세운 미사여구도 동원된다. 


한국방송협회는 지난달 30일 “지상파방송은 모든 국민이 볼 수 있는 UHD 방송을 통해 시청자의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고, 앞선 방송 기술로 국가의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요지의 ‘전국 지상파방송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또한 UHD 방송과 고품질의 콘텐츠 제작 투입을 위해서라며 중간광고를 통한 재원 확보와 수신료 현실화를 통한 공영방송의 재원 안정화도 함께 요구했다. 


700㎒ 주파수 확보와 UHD 방송을 위한 지상파 논리에 단골로 등장하는 것이 ‘시청자 복지’다. 지난해 11월 지상파가 발표한 주파수 정책의 이름은 ‘국민행복 700플랜’이다. 하지만 HDTV보다 화질이 4배 이상 뛰어나다는 UHD 방송이 어떻게 ‘시청자의 보편적 복지’에 부합하는가에 대해선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6~7%대에 불과한 낮은 직접수신율로는 UHD가 주파수 할당의 이유가 되기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스마트폰 가입자가 4000만 명에 달하고 향후 웨어러블 기기와 사물인터넷 대중화로 모바일 트래픽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통신 쪽에 주파수를 할당하는 것이 더 ‘보편적 이익’에 부합한다는 통신사 측 주장이 더 설득력 있게 느껴진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지상파는 2025년까지 UHD 콘텐츠에 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고 매출 급감으로 경영난이 심각한 마당에 UHD 콘텐츠 제작에 매년 수백억 원을 투자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미 지상파 방송사들은 긴축재정을 이유로 제작비를 삭감했다. 이 때문에 지상파 방송사들은 수신료 인상과 중간광고, 광고총량제 도입 등 광고제도 개선을 함께 요구하고 있다. 명분은 UHD 방송이지만, 실질적인 속내는 잇속 챙기기에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지상파의 호소가 설득력을 얻기 위해선 무너진 공공성을 회복하고 공적 책무 수행에 힘쓰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미디어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처럼 90% 이상의 가구가 유료방송으로 TV를 시청하는 한 지상파 플랫폼의 지위는 끊임없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직접수신율을 높이고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MMS) 등을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무료 보편 서비스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시청자 복지 실현’이라는 지상파의 다짐이 공허한 담론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