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입장이 정확히 뭡니까?”
지난 14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한 야당 의원이 최근 방송·통신업계 뜨거운 현안인 700㎒ 대역 주파수 용도와 관련해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에게 던진 질문이다. 주파수 문제에 대해 방통위 입장이 상황에 따라 오락가락 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방송정책 주무 기관인 방통위의 ‘갈지자’ 행보가 도마에 올랐다. 14일 국정감사에서도 방통위가 외부 여론에 휘둘려 의사결정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대표적인 예가 UHD(초고화질) 방송과 주파수 활용, 지상파 광고 총량제 도입 문제다.
3기 방통위는 지난 8월 지상파 광고 총량제 도입과 UHD 활성화 등을 포함한 7대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그러나 종합편성채널을 중심으로 “지상파 특혜”라는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자 방통위는 주춤했다. 결국 두 달이 훌쩍 넘은 지난 17일 방통위는 전례 없이 ‘방송광고산업 활성화 전문위원회’를 구성해 뒤늦게 각계 의견 수렴을 하겠다고 나섰다. 고삼석 위원이 지적한대로 “추수해야 할 때 씨를 뿌린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전문위원회 구성도 편향성 논란에 휘말렸다. 전체 8명의 위원 중 지상파 쪽이 2인, 유료방송 쪽이 3인으로 구성됐는데 지상파를 대표하는 한국방송협회는 “종편에게 끌려 다니는 ‘눈치 보기’”라며 방통위가 중심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700㎒ 대역 주파수 활용과 UHD 방송에 대한 방통위 입장도 아리송하다. 지상파 UHD에 대해 방통위는 사실상 “UHD가 최종적으로 활성화 되려면 원활한 콘텐츠 수급이 있어야 하고 지상파 UHD가 필요하다”는 기본 입장만을 정해둔 상태다. 지상파 UHD 활성화 정책을 발표한 지 두 달 넘게 지났지만, UHD와 관련한 지상파의 주파수 활용 계획은 물론, 세부적인 로드맵도 갖고 있지 않다.
지상파의 UHD 서비스를 위해 필수적인 주파수 확보에 대해서도 미온적인 편이다.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 종료 이후 채널 재배치로 남은 700㎒ 대역 주파수 108㎒ 중 20㎒를 국가재난통신망 구축에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 중인 상황에서 남은 88㎒의 배분을 두고 지상파와 통신업계가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지상파 방송사 주무 기관인 방통위는 미래부와 협의해 결정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 중이다.
최성준 위원장은 앞서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40㎒ 폭 주파수를 통신용에 배정한 2기 방통위의 ‘모바일 광개토 플랜’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가 종편과 통신업계 등의 반발을 샀다. 이에 3주 뒤 정보통신진흥협회 강연회에서 “지상파가 기존 주파수를 효율화 해 사용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고 발언해 ‘눈치 보기’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