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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도 1등 한번 해봅시다"

박래용 편집국장 지명자 정견 발표

김고은 기자  2014.09.19 18: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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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자유당 정권 때 경향신문 취재차가 관공서에 나타나면 부패 공무원이 숨고, 경향신문 취재차가 거리에 나타나면 시민들이 만세를 부르며 뒤따랐다고 합니다. 그 때와 지금은 무엇이 다릅니까. 종이와 잉크는 지금이 훨씬 더 좋아졌을 것입니다. 자유당 때 경향신문 영광을 재현해보고 싶습니다.”


박래용 경향신문 편집국장 지명자가 ‘1등 신문’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 16일 차기 편집국장 후보자로 지명된 박래용 정치에디터는 18일 소견문을 통해 “제겐 꿈이 있습니다. 매일 아침 기자실이 뒤집어지고, 기업에서 경향신문을 놓고 대책회의를 하고, 타사 기자들이 화장실에서 경향신문을 보다 똥이 쏙 들어가는 신문을 만들고 싶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박 지명자는 신속한 결정과 실행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그는 “더 좋은 신문을 만들기 위한 방안은 그동안 나온 것만으로도 캐비닛 한 가득 차고 넘친다”면서 “중요한 것은 실행”이라고 밝혔다. 이어 “진보라는 보호막 속에 데스크, 편집자, 교열자 세 명만 읽는 지루한 기사는 최소화하거나 사라질 것”이라며 “공급자 중심의 기사로 독자들을 고문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판을 중시하되, 정보와 읽을거리를 함께 채워야 한다”며 “매운 낙지볶음이 톱이라면, 계란찜과 조개탕이 함께 배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격적인 탐사보도”도 강조했다. 그는 “모든 일은 1할이 기획이고 9할이 실천”이라며 “오늘 당장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디지털뉴스 편집장 이력을 지닌 박 지명자는 온라인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다. 그는 “이제 ‘디지털 퍼스트’를 넘어 ‘모바일 퍼스트’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면서 “온라인 발전 로드맵 역시 큰 틀의 청사진은 다 만들어져 있다. 당장 할 것, 중기에 할 것, 장기에 할 것을 추려 빈틈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디지털뉴스국만이 아닌 편집국 전체가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고 빠르게 전진하기 위해서는 부장과 데스크의 사고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편집국 부장들은 지면을 만드는 ‘지면 부장’에서 부원들의 뉴스, 블로그, SNS를 총괄하는 ‘콘텐츠 부장’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자들은 의사, 변호사처럼 자신의 전문성을 버무려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브랜드 기자’로 변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적인 측면도 간과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지 않겠다. 누군가는 돈을 벌어야 한다”면서 “비굴하지도 부끄럽지도 않게 당당하고 의연하게 우리 몫을 찾고 늘리겠다. 세련되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물러서지도 않겠다. 쭈뼛거리지 않을 것이다. 논의는 짧게 하고, 결정은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우리도 1등 한 번 해봅시다”라고 호소했다.


박 지명자는 전남대 불문과 80학번으로 1990년 경향신문에 입사해 시경캡, 법조반장, 법조데스크, 청와대 출입기자, 여당반장 등을 두루 지낸 뒤 정치부장, 사회부장, 전국부장, 디지털뉴스 편집장을 거쳐 현재 정치에디터를 맡고 있다.


경향신문 편집국장 임명동의투표관리위원회는 오는 22일 박 지명자와 간담회를 가진 뒤 24~25일 이틀간 임명동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임명동의는 재적 인원 3분의2 이상 투표와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