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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는 곪고 겉만 화려한 MBC 상암시대

뉴스콘텐츠 경쟁력 처지고, 유능한 인력 하나둘 떠나고, 해직문제 해결엔 나몰라라

강진아 기자  2014.09.03 15: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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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상암시대를 공식 선포했다. 하지만 여의도 사옥에서 상암 신사옥으로 겉모습만 바뀌었을 뿐, 속은 그대로였다. MBC는 1일 상암동 신사옥에서 개막 기념식을 열고 ‘제2창사’를 선포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언론사 행사에 참석하기는 지난 3월 조선일보 주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 이어 두 번째다.


하지만 개막식을 보는 MBC 구성원들의 심정은 복잡했다. 떠들썩하게 행사를 치르며 연일 축포를 터트렸지만 정작 그곳에 그들은 없었다. 개막식에는 2012년 파업 이후 대규모 징계와 보복인사로 현 사태를 초래한 김재철 전 사장이 버젓이 참석했다. 2010년 상암 신사옥 착공 당시엔 함께였지만 이후 공정보도를 주장하다 해직되거나 징계 받은 선후배, 동료들은 자리하지 못했다. 


MBC 한 기자는 “마음이 별로 좋지 않았다. 자축할 기분은커녕 우리 잔치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며 “상암 신사옥은 화려한데 내부의 곪아 터진 속은 그대로다. 유능한 인력들은 내쳐지거나 MBC를 떠나고 있다. 한마디로 ‘외화내빈(外華內貧)’ 상태”라고 말했다.


MBC는 1~6일을 개막주간으로 선정해 각종 다큐와 특집 방송을 쏟아내며 상암 사옥의 규모와 새로운 장비, 시설을 자랑하고 있지만, 뉴스 콘텐츠는 여전히 비판받고 있다. 최근 뜨거운 감자인 세월호 특별법의 경우 분석보도나 유족 관련 뉴스는 MBC뉴스데스크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달 28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민실위보고서는 “세월호 특별법 재합의안 발표 이후 직결되는 변수와 현장은 유가족 반응과 입장, 농성 현장이었지만 타 지상파 메인뉴스 보도와 뉴스데스크는 크게 대조적이었다”고 밝혔다.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은 MBC 해직자 문제도 두 달째 정체돼 있다. 6명의 복직자들은 법원 결정문이 통지된 지 한 달만인 지난 7월말 사측이 지정한 일산드림센터 ‘201호’로 출근했지만 한 달 동안 부서발령이나 어떠한 업무도 배정받지 못했다. 사측은 법원 결정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지난 1월 ‘해고무효’가 선고된 2012년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파업 관련 징계무효확인소송 항소심 준비기일이 지난달 26일에 이어 10월1일 예정돼 있다. 이상호 기자 해고무효소송 항소심 선고기일도 19일 예정돼 있다.
한 해직기자는 “회사가 새 출발을 하지만 실상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이 산적해 구성원들이 진심으로 다 같이 축하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무겁고 착잡하다”며 “기자들도 남의 회사 같다고 하더라. 새집 이사가 단순한 공간이동이 아니라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내적 구성원이 화합할 수 있는 ‘새로움’이어야하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