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계 안팎에서 다수의 ‘경제지 창간설’이 퍼지고 있다. 매출 하락세가 뚜렷한 종이신문과 달리 경제지의 꾸준한 성장세, 이른바 ‘경제지는 망하지 않는다’는 업계 속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특화된 경제 콘텐츠는 없고 기업체 광고를 겨냥한 콘텐츠만 넘쳐나 언론환경만 혼탁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가장 최근 창간한 매체는 브릿지경제신문이다. ‘100세 시대’를 기치로 내건 브릿지경제는 지난달 1일 홈페이지 오픈에 이어 오는 15일 종이신문 창간을 앞두고 있다. 현재 경제지 창간을 검토 중인 언론사는 무료신문인 메트로신문이다. 메트로는 무가지 시장의 쇠퇴로 작년부터 적자 기조에 들어서자 다양한 생존 방안을 모색하고 있고, 그 중 하나가 경제신문 창간이라는 입장이다. 올해 진행한 기자 채용에도 경제 분야 취재 경력을 응시자격으로 내걸었다. 또한 스포츠조선은 경제섹션 ‘플러스비즈’ ‘소비자인사이트’ 등 경제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경제 분야 취재 역량을 위해 경제지 출신 부국장도 영입했다. 스포츠조선 관계자는 경제면 증면이나 창간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지만 일각에선 경제지 창간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제지 창간 붐은 2000년대 초반부터 이어졌다. 머니투데이(2000년 온라인·2001년 지면 창간), 이데일리(2000년 온라인·2012년 지면 창간), 파이낸셜뉴스(2000년), 이투데이(2006년) 등이 이때 창간됐다. 이어 2000년대 중반부터는 기존 경제지 및 종합지들이 온라인뿐만 아니라 케이블TV, 주간지, 월간지 등 경제 미디어에 활발히 투자해 플랫폼을 확대해 나갔다. 종합지, 지역지, 스포츠지 등이 하강곡선을 그리던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경제지는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
경제지들의 성장 배경은 경제 콘텐츠에 대한 높은 수요도 있지만, 기업을 직접 상대하는 언론으로서 광고 매출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제지 창간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기도 한다. 경제지 A간부는 “콘텐츠 경쟁력 없이 기업에 소위 ‘앵벌이’하는 소수 매체들이 있다”며 “광고 파이는 정해져 있는데 경제지 쏠림 현상이 계속되면 시장 포화도 문제지만 성장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곽혁 한국광고주협회 상무는 “전반적으로 수출, 내수가 다 어려운 상황에서 광고비 축소는 불가피하다”며 “기업의 입장에서는 광고 효율성을 기반으로 영업을 해야 하는데, 매체가 늘어나면서 자꾸 홍보 쪽의 관점에서 접근하다보니 점점 광고시장이 왜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경제지의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2014 신문사 재무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지의 매출액 증가율은 0.86%에 그쳤다. 무료신문(-49.18%), 스포츠지(-21.97%), 전국종합일간지(-4.16%)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지만 2011년 6.53%, 2012년 6.66%의 매출액 증가율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 수치다.
조선경제i는 2년여 전부터 경제신문 창간을 논의했지만 신문시장 악화 및 경기 침체로 결정을 보류했다. 우병현 조선경제i 총괄이사는 “미디어가 광고모델에 의존하는 한 경제성장률이 낮은 상태에서 매체만 늘어나면 기존 파이만 줄어들게 된다”며 “좋은 시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제지 B간부는 “신생 매체들은 경제신문이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하다고 판단했겠지만 이미 레드오션이 된지 오래”라며 “수익모델 다각화에도 한계가 있는 신생 매체의 경우 살아남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뻔하다. 이대로라면 광고시장은 물론 언론환경이 혼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A간부도 “콘텐츠 측면의 철저한 차별화가 필요하다”며 “비슷한 경제지가 난립하는 것은 인적·물적 자원 낭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