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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4000만 시대, 종이신문 중심 못 벗어나는 뉴스룸

모바일 시대, 언론사 수익모델 찾기 부심

김고은 기자  2014.08.13 15: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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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미디어 산업의 화두는 ‘모바일’이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기기 이용이 확산되면서 ‘모바일 퍼스트’가 뉴스 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고 있다. 세계신문협회는 지난해 모바일 기기가 온라인 유료화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침체일로를 걷는 종이신문 시장에서 모바일은 구원자가 될 수 있을까. 

   
 
  ▲ 미국의 뉴스 벤처기업 ‘버즈피드’는 배너 광고 없이 네이티브 광고로 2012년 2000만 달러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기업만 쳐다보는 온라인 유료화
정확한 분석 없이 주먹구구 시작
모바일 중요성 알면서 투자 꺼려
플랫폼 맞춤형 콘텐츠 전략 필요



뉴스 유료화 출구 전략 찾을까

지난해 4월 네이버가 뉴스스탠드를 도입하자 언론사에선 비명이 쏟아졌다. 언론사마다 홈페이지 트래픽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포털에 헐값으로 콘텐츠를 넘겨왔던 언론사들은 뒤늦게 비상을 느끼고 뉴스 유료화 전환을 서둘렀다. 매일경제가 지난해 9월 유료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어 한국경제도 10월부터 유료화를 실시했다.

두 신문의 유료화 전략은 ‘지면보기 플러스알파’였다. 기존에 웹에서만 제공하던 지면보기를 모바일로 이용 가능하게 하면서 취재뒷이야기 같은 프리미엄 콘텐츠를 더했다. 구독료는 월 단위로 1만5000원이다. 서비스 개시 약 1년 만에 이용자는 5만~6만에서 7만~8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지표로만 보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중앙일보도 올 하반기를 목표로 계열사 콘텐츠를 포함한 가판대 서비스를 유료로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지면보기 방식의 유료화는 ‘디지털 퍼스트’를 지향하는 언론의 유료화 모델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종이신문을 디지털로 포맷만 바꾼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플러스알파’인 유료 기사 역시 프리미엄 콘텐츠로 보기엔 빈약하다는 평가다. 게다가 두 신문의 유료화 서비스는 기업에게 제공되는 B2B 모델로, 새로운 독자층 확산을 위한 B2C 모델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같은 한계 때문에 조선일보는 지난해 11월 유료화를 전제로 ‘프리미엄 조선’ 서비스를 선보인 뒤 무기한 보류했다. 대다수 언론사들도 “장기적으로는 유료화로 가야 한다”면서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내 언론 시장 환경을 감안할 때 당분간 뉴스 유료화 확대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포털을 통해 인터넷 상에서 뉴스를 공짜로 보던 이용자들에게 아무리 적은 금액을 청구하더라도 저항이 클 것이라는 지적이다. A 신문사 관계자는 특히 “현재 언론사들이 제공하는 뉴스 콘텐츠가 이용자들의 지불의사를 확보할만한 충분하고 가치 있는 정보는 아닌 것 같다”고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2013년 등록 기준 인터넷 언론사 4700여개. 미디어가 정보를 독점하던 시대를 지나 정보가 홍수를 이루는 시대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뉴스 콘텐츠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정확한 수요 분석 없는 주먹구구식의 유료화는 성공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은 “독자에 대한 파악이나 데이터 분석 한 번 해본 적 없이 어떻게 독자를 늘린다는 계산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정확한 시장 조사와 분석을 바탕으로 양질의 독자를 확보하고 접근하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온라인 유료화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A 신문사 관계자는 “유료화가 신문 업계를 구원할 키워드는 아니다”라며 “(이용자를) 차단해서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양질의 트래픽을 확보해 광고로 가는 전략이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수익모델 어디에
그렇다면 모바일은 줄어드는 신문 광고시장의 블루오션이 될 수 있을까.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4000만 시대에 맞춰 모바일 광고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67.5%나 성장했다. 한국광고주협회는 올해를 “모바일을 세컨드 미디어로 활용하는 터닝 포인트의 해”로 전망했다.

모바일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선 플랫폼에 적합한 새로운 미디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하지만 대다수 신문사들이 ‘디지털 퍼스트’의 필요성을 체감하면서도 당장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매출의 90% 이상이 종이신문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온라인 시장의 중요성은 알지만 불확실성에 투자하는 것은 부담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미디어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은 당면한 현실이다. 종이신문 구독률은 20%의 벽이 깨지기 전이고, PC보다 스마트기기를 이용한 인터넷 뉴스 이용자들이 더 많다. 미디어 산업 화두는 ‘모바일 퍼스트’에서 ‘모바일 센트릭(Mobile-Centric)’으로 변하고 있다. 모바일 중심적 사고로 뉴스룸 조직을 개편하고, 다양한 플랫폼에 맞는 콘텐츠 전략으로 수익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미국에선 신생 미디어 기업들이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와 유연한 플랫폼 전략으로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와 같은 전통 미디어를 뛰어넘고 있다.

이들 미디어의 수익모델도 주목할 만하다. 방문자 수 기준 전 세계 1위의 미디어 기업인 버즈피드는 ‘네이티브 광고’가 주요 수입원이다. 세계 광고업계의 핫 트렌드인 네이티브 광고는 해당 사이트와 플랫폼에 고유한 방식으로 제작된 광고로 일종의 스토리텔링 형식을 취하고 있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도 이와 유사한 ‘Brandvoice’라는 브랜드 저널리즘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광고의 ‘탈광고화’를 지향하는 광고주들의 요구에도 부합하는 방식이다. 기사와 광고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점에서 언론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지만, 모바일 광고 시장의 다양한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하다.

모바일 중심으로 개편된 통합 뉴스룸에선 기획 단계부터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함께 참여, 플랫폼에 맞는 전략을 짜야 한다. 또한 출입처 위주의 관행을 탈피해 심층·탐사보도로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해야 한다. 결국 승부를 가르는 것은 콘텐츠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머무는 곳에서 수익이 난다는 원칙을 떠올리면 당연한 이치다. 어뷰징, 낚시성 기사로 황폐화된 온라인 저널리즘 환경에서 콘텐츠로 언론이 자기 존재감을 증명해야 한다. 뉴욕타임스의 ‘스노우폴(snow fall)’에서 영감을 받아 국내 언론에서도 다수 선보인 디지털 스토리텔링 뉴스도 하나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김위근 연구위원은 ‘뉴스의 재활용성’에 주목했다. 그는 “전통 언론사들은 축적된 정보가 자산인 만큼 아카이브된 뉴스를 잘 조직하고 검색과 링크로 재활용성을 높이는 것만으로도 부가가치를 2~3배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탈 포털’ 첫걸음은 ‘다양화’
   
 
  ▲ 태블릿 PC 이용자에게 적합한 가로 스크롤 방식의 SBS 홈페이지(사진 위)와 연합뉴스 미디어랩의 카드형 기사 ‘수입맥주 전성시대’.  
 

SNS 등 소셜미디어 주목해야
연합·한겨레·SBS등 일부 언론
모바일 최적화 콘텐츠 실험


종이신문 구독률의 지속적인 감소에도 불구하고 뉴스 소비 양은 줄지 않고 있다. 모바일 뉴스 이용률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모바일 이용자들이 포털을 통해 뉴스를 접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스마트미디어 이용자들의 인터넷 뉴스 이용을 분석한 결과 포털 사이트 메인 페이지를 통한 이용자(71.5%)가 가장 많았다. 뉴스 소비 구조가 이미 포털에 종식된 상황에서 모바일 시대에 ‘탈 포털’을 통해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는 당장 포털과의 관계를 끊는 것보다 포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플랫폼을 다양화 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그런 점에서 주목할 것은 소셜미디어의 활용이다. 스마트미디어 이용자가 뉴스를 접하는 경로가 포털 다음으로 소셜미디어다. 버즈피드는 방문자 수 절반 이상이 페이스북을 통해 들어오고 있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도 SNS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내세워 초기 우려를 불식하고 출범한 지 반년도 안 돼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페이스북에서 허핑턴포스트코리아를 받아보는 이용자는 14만 명이 넘는다.

국내 언론들도 최근 부쩍 SNS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단순히 기사 제목과 링크를 거는데 그치지 않고 SNS 이용자들을 위해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용자들과 쌍방향 소통도 한다. 이미지를 위주로 한 카드뷰(card view) 형태의 기사 등 SNS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한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도 등장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최근 ‘수입맥주 전성시대’라는 해설성 기사를 선보였다. 미국의 뉴스 스타트업 복스의 ‘카드스택(card stack)’ 방식을 차용한 것이다. 수입맥주의 종류와 칵테일 만드는 법 등에 대해 구어체로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설명해준다. 연합뉴스는 특히 모바일 이용자들에게 적합하게 화면 당 보이지는 텍스트 수를 줄이고 인포그래픽을 활용했다. 민중의 소리도 비슷한 시기 ‘진보당 정당해산 심판의 모든 것’이란 제목으로 카드스택 방식의 기사를 선보였다.

중앙일보와 한겨레가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하고 있는 ‘도전! 뉴스왕’도 주목할 만하다. 포털 사이트에서 진행되는 탓에 중앙과 한겨레 홈페이지 트래픽 증가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지만 모바일 이용자들의 뉴스 경험을 확대한다는 의미가 있다.

SBS뉴스의 ‘8초 영상’, ‘클로징멘트’, ‘취재파일’도 SNS와 모바일 이용자들에게 인기 콘텐츠다. 김성준 앵커의 클로징멘트는 아예 처음부터 트위터 글자 수가 최대 140자라는 점에서 착안해 시작됐다. SBS는 지난 3월 모바일 시대를 조명한 ‘스마트 리포트’를 제작한 데 이어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