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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하고 소통하는 저널리즘 구현해야"

한국기자협회 창립 50주년 기념사

박종률 한국기자협회 회장  2014.08.13 12: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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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률 한국기자협회 회장  
 
대한민국의 최대 규모 언론단체인 한국기자협회가 창립 5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여러분 모두 잘 아시다시피 한국기자협회가 걸어온 지난 반세기는 한국 언론 민주화 운동사의 결정판이자 한국 현대사의 축소판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한국기자협회 창립 50주년 때 대표일꾼으로 활동하게 돼 큰 부담도 있지만 무척 영광스럽습니다.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인 1964년 8월17일. 우리 선배 기자들은 비민주적 언론악법 제정에 맞서 언론자유 수호의 기치를 내걸고 분연히 떨쳐 일어나 기자협회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질곡의 역사 속에서도 항상 중심에 서서 숱한 시련을 꿋꿋이 이겨냈습니다.

특히 한국기자협회를 이끌어 온 역대 회장들이 권력의 압력과 자본의 회유에 굴복하지 않으며 튼튼한 저널리즘을 지켜온 덕분에 기자협회가 50년을 맞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협회의 큰 줄기는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선배 기자들은 1964년 기협 창립총회에서 △조국의 민주발전과 언론인의 자질향상을 위해 힘쓴다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여하한 압제에도 뭉쳐 싸운다 △서로의 친목과 권익옹호를 위해 힘쓴다 △국제언론인과의 유대를 강화하고 서로 돕는다는 4대 강령으로 기협의 나아갈 바를 정리했으며 1995년 2월 △조국의 평화통일과 민족동질성 회복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추가해 지금의 5대 강령을 완성했습니다. 기자협회는 앞으로도 강령에 충실한 확고부동한 정체성을 간직할 것입니다.

기협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발행하는 ‘한국기자협회 50년사’는 선배 기자들이 지켜온 언론자유 수호의 깃발을 이어받아 이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다짐의 결실입니다. 우리 언론인들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역사를 잊어서는 안됩니다. 선배 기자들의 활동에서 교훈을 찾고 이를 밑거름 삼아 나무를 키우고 풍성한 열매를 맺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 언론은 항상 국민과 함께 해왔습니다. 국민의 알 권리 충족에 부응하기 위해 매의 눈으로 권력을 감시 비판해왔고 따뜻한 가슴으로 사회적 약자를 보듬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언론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차갑습니다. 언론은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아야 존재할 수 있는 만큼 한국기자협회 창립 50주년에 즈음해 반성과 실천을 거듭 다짐합니다.

선배 언론인들의 헌신과 열정으로 이뤄진 역사를 저희 후배들이 그대로 이어받아 언론개혁과 품격있는 저널리즘을 구현하는 데 정진해야 합니다.

8월14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랑의 메시지를 갖고 한국을 방문합니다. 기협은 이번에 ‘화합하고 소통하는 저널리즘’을 대국민 약속으로 정했습니다. ‘국민과 함께 하는 저널리즘’이 선언적 의미라면 ‘화합하고 소통하는 저널리즘’은 실천의 의미가 더해진 것입니다.

화합과 소통의 저널리즘은 1975년에 해직된 동아투위 선배들의 명예회복과 복직이 이뤄지고 2008년에 해직돼 6년째 고통을 겪고 있는 YTN 동료들, 무늬만 복직으로 MBC 일산드림센터 ‘201호’에 유배된 MBC 해직언론인들이 취재 현장으로 복귀할 때 구현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 언론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것도 모자라 지역·계층·정파로 나뉘고 갈라진 뺄셈의 아픔이 아니라 덧셈의 사랑을 실천하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국가적 재난이었던 세월호 참사 이후 저널리즘의 품격을 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앞으로 우리 기자들은 국민과 함께 기쁠 때 기뻐하고 슬플 때 슬퍼하고 분노할 때 분노할 줄 아는 올바르고 떳떳한 언론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한국기자협회 창립 반세기를 맞은 청마(靑馬)의 해 8월에 우리 기자들은 자존심과 사명감을 갖고 역사와 진실 앞에 당당할 것임을 거듭 다짐해야 합니다.
박종률 한국기자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