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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와 KBS, MBC 기관보고에 MBC측이 불출석해 자리가 비어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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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안광한 사장·이진숙 본부장 불출석 일방 통보
KBS “재난재해방송 시스템 강화” 수신료 인상 연계 잊지 않겠다고 했다. 달라지겠다고 했다. 그러나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3개월. 언론은 여전히 제자리다.
지난 7일,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언론 대상 기관보고가 진행됐다. 세월호 참사 보도의 적절성과 문제점을 조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그러나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증인으로 채택된 MBC가 출석을 거부하고 공영방송 KBS와 규제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자기변명과 책임회피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면서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분노만 키웠다.
세월호 보도가 ‘사상 최악의 보도 참사’라는 비판에 대해 공영방송 KBS와 MBC는 “사고 초기 오보는 인정하지만, 이후에는 최선을 다했다”는 공통된 요지의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이들이 ‘일부 오보’라고 애써 축소한 문제의 보도들이 사실은 ‘결정적인 오보’였으며, 두 공영방송이 다름 아닌 그 진원지 역할을 했다는 정황들이 드러났다.
■언론 오보가 구조 작업 소홀하게 만들어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KBS는 세월호 침몰 사고 당일 오전 10시38분, “지금 대부분의 인원들은 현재 출동해 있는 함정, 그리고 지나가던 상선, 해군함정에 구조가 된 상황”이라는 해경 부기장 인터뷰를 생중계했다. 이어 13분 동안 ‘해군, “탑승객 전원 선박 이탈…구명장비 투척 구조 중”’이란 자막을 다섯 차례 내보냈다. 실제로는 79명이 구조되고 397명이 아직 선내에 있던 상황이었다. 최민희 의원은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이 이 같은 KBS의 보도를 보고 ‘학생들이 전원 구조됐다’고 외쳤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KBS의 책임이 크다고 강조했다.
MBC는 당일 지상파 중 가장 먼저 ‘전원 구조’ 자막을 내보냈다. 그리고 20여분 뒤 정정보도를 내보냈으나 1시간 반 동안 ‘전원 구조’ 오보를 반복하는 등 구조 상황을 뒤죽박죽 보도하면서 혼란을 야기했다. MBC는 “전원구조가 아닐 수 있다”는 목포MBC 현장 취재 기자의 보고도 “보고 내용에 구체성이 없다”며 묵살한 것으로 확인됐다.
언론의 오보는 구조 활동의 혼선으로 이어졌다. 언론이 세월호 참사 책임 규명 대상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언론, 특히 방송사의 세월호 구조 활동 관련 오보로 청와대와 해양경찰청, 중앙구조본부 등 구조지휘라인이 이를 확인하느라 세월호 침몰 사고 초기부터 구조 활동에 혼선을 빚었다”고 주장했다.
실제 해경 교신 내용에 따르면 청와대는 언론 속보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무려 11시간 동안 해경과 현장 지휘소를 닦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보도들은 대부분 오보로 판명 났다. 정 의원은 “전원 구조 오보만 문제가 아니라 한참 중요했던 시기에 현장을 혼란스럽게 만든 것이 언론의 오보였다”며 “인명 구조 작업을 소홀하게 만든 데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책임 벗기 급급한 공영방송그러나 공영방송 KBS와 MBC는 ‘나 몰라라’다. 특히 MBC는 여야 합의로 국정조사 특위 기관보고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특위 하루 전날 “언론자유 침해”를 이유로 불출석을 통보해 비난을 샀다. MBC는 불출석 사유서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당일 적지 않은 언론사들과 마찬가지로 MBC 역시 ‘전원 구조’ 오보를 낸 문제는 있었지만, 이후 보도 내용에 유의하면서 지적될 만한 오보는 사실상 한 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MBC는 사고 관련자의 인권과 사생활 보호를 가장 염두에 뒀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MBC의 증인 불출석으로 ‘전원 구조’를 비롯한 각종 오보와 박상후 전국부장의 유가족 폄훼 리포트 등 다수의 부적절한 보도에 대해 진상을 밝힐 수도, 책임을 물을 수도 없었다.
세월호 보도 공정성 논란에서 촉발돼 사장까지 해임된 KBS 역시 통렬한 자기반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해임된 길환영 전 사장을 대신해 증인으로 출석한 류현순 부사장은 “일부의 오보 및 불미스러운 사태가 있었던 점은 깊이 반성한다”면서 세월호 관련 특보 편성과 특종 보도를 한 것을 자랑처럼 늘어놨다.
또한 “‘재난재해방송 시스템 강화’도 수신료 현실화 등으로 예산이 확보 되는 대로 충실히 이행하겠다”면서 “KBS는 국가재난 주관방송사임에도 명목상 지위만 있고 실질적 주관방송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법적인 뒷받침이 미흡하다”며 제도적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심지어 기관보고 자료에 한류 확산, 수상내역, 공적책무 현황 등 자화자찬 내용을 넣어 여당 의원으로부터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들어야 했다.
반성 대신 책임 회피에만 급급한 공영방송사의 태도에 유가족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이날 특위를 방청한 한 유가족은 류현순 부사장을 향해 “진실된 얘기만 하라. 부끄럽지도 않나”라며 울분을 토해냈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8일 MBC 상암 신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C의 증인 출석 거부를 강하게 규탄했다. 그러나 MBC는 기자회견 뒤 유가족 대표가 MBC에 들어서려 하자 문을 걸어 잠갔다. 김현 새정연 의원은 “MBC의 행태는 세월호 참사를 잊길 바라는 의도된 행위”라고 비판하며 “MBC가 잘못을 다시 반복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8월 세월호 청문회에는 반드시 증인으로 나와서 책임을 묻고 전 국민 앞에서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