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KBS 사장이 9일 KBS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이날 면접을 치를 6명의 후보 중 다수가 ‘부적격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사장 선임 결과에 따라 KBS가 또 다시 파국을 맞게 될 전망이다.
KBS 이사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6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한 뒤 표결을 통해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해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할 예정이다. 면접을 치를 6명의 후보는 고대영 전 KBS 보도본부장, 류현순 KBS 부사장, 이동식 전 KBS비즈니스 감사, 이상요 전 KBS 기획팀장, 조대현 전 KBS 부사장, 홍성규 전 방송통신위원 등이다.
이들 중 고대영·류현순·조대현·홍성규 후보는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에 의해 일찌감치 ‘부적격자’로 지목됐다. 다시 말하면 이들 4명의 후보 중 차기 KBS 사장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그 중 고대영·홍성규 씨가 유력 후보군인데, 새노조는 이 두 사람을 “절대 불가”라며 선전포고를 한 상태다. 고대영·홍성규 후보는 지난 3~7일 새노조 조합원들을 상대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각각 83.6%, 60.7% 표를 받아 ‘가장 부적격한 사장 후보’로 꼽혔다. 고대영 후보는 보도본부장 재임 시절 술·골프 접대 파문 속에 신임 투표에서 84% 불신임을 받고 불명예 퇴진한 인물이다. 홍성규 후보는 방통위 시절 통신재벌을 옹호하고 종편 특혜 정책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방통위를 떠난지 4개월도 안 돼 ‘관피아’ 논란도 일고 있다. 새노조는 두 사람 중 한 명이 KBS 사장에 선임될 경우 파업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지난 2일 KBS 이사회의 1차 투표에서 7표로 최다 득표를 한 조대현 후보도 무시 못 할 인물이다. 조 후보는 김인규 전 사장 시절 부사장을 지내 공정보도와 제작 자율성 침해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점에서 ‘부적격자’로 분류됐지만, 치명적인 결격 사유는 찾기 힘들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 2012년 KBS 사장 선임 당시에도 야당 측 이사들로부터 4표를 받은 바 있다.
류현순 후보는 1차 투표에서도 가장 적은 3표를 받아 주목도는 떨어지지만, 의외로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잔여 임기 1년4개월짜리 보궐 사장 선임이기 때문에 현직 부사장을 승진 시키는 것이 가장 무난한 형태라는 것이다. 그러나 류 후보가 길환영 전 사장 체제의 잔재로 동반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게 KBS 양대 노조의 주장이다.
교섭대표노조인 KBS노동조합(1노조)은 6명의 후보 모두 부적격자라며 재공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1노조 관계자는 특히 “형식적으로 볼 때 류현순, 홍성규 후보가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특정 후보 사장 선임 시 파업 재개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분위기다. 이 때문에 KBS 양대 노조가 길 전 사장 해임 투쟁 당시처럼 이번 사장 선임 과정에서도 연대 투쟁에 나설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권오훈 새노조 위원장은 “만일 파업에 돌입할 상황이 된다면 (1노조와) 시기와 방법을 같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