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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부실 구성원에 떠넘기려는 SBS
회사 어려운데 임원 임금인상 MBC

구조화된 경영위기 타개 전략 부재
제작비 절감 등 비용 축소로 때우기

강진아 기자  2014.07.09 13: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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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지상파 방송사 경영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지상파 광고 침체가 구조화되면서 지상파 방송사의 황금시대가 저물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연초부터 영업적자가 예상됐다는 점에서 비상경영을 구실로 경영실패를 구성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BS는 지난 1일 3분기 조회에서 ‘2014 SBS경영기조 재검토안’을 발표하며 7월부터 ‘긴축경영’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 방안으로 △각 본부별 제작비 평균 5% 절감 및 제작 비효율성 개선 △임원 임금·보직자 보직수당 조정 및 간부 업무비 축소 △성과급 임금제 및 임금피크제, 희망퇴직 △각종 비용 축소 및 근무제도 변화 등을 제시했다.

이번 긴축경영은 지상파 광고시장의 장기간 침체와 실시간 시청률 감소로 인한 광고 매출 감소가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방송사의 주 수익원인 광고가 매년 줄어드는 추세에서 더 이상 내수시장 회복으로 광고시장이 살아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미 구조적인 문제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지배적이다. 또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를 통한 시청이 늘어나면서 실시간 시청률이 감소, 광고효과에 의문이 제기되며 광고주들의 지상파 광고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SBS는 상반기 약 150억원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올해 광고수입도 300억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올 초 지상파 3사 광고 규모를 2조1000억원 정도로 예상했지만, 현재 2조원도 불투명하다는 전망이다. KBS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KBS는 지난달 25일 열린 수지동향 점검회의에서 올해 5월까지 재정 적자가 116억원이며, 월드컵 중계권료 등이 지출되는 6월 이후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5월까지 수입은 목표보다 157억원이 미달된 것으로 집계됐다. MBC도 상반기(6월기준) 적자가 약 2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코바코(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2분기 추정광고비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사는 4706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 9.3%, 라디오 7.9% 인터넷 2.4% 보다 감소폭이 더 크다.

문제는 수차례 경고된 재정 위기에도 회사의 장기적인 전략은 부재하다는 점이다. 제작비 절감, 인건비 감축 등 구성원들에 책임을 떠넘길 뿐 경영진의 책임은 미약하다는 지적이다. SBS 내부에서도 이번 비상경영의 원인이 수십억 적자가 예견된 월드컵 중계방송을 안일하게 대처한 경영진에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SBS노조는 “경영진은 사원들의 임금삭감과 복지비 축소, 성과급 임금제도를 노조에 강제하는 것으로 대책을 마련했을 뿐”이라며 “경영실패를 책임지지 않고 개선으로 포장한 개악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제작비 절감은 결국 콘텐츠 품질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우려도 높다. KBS도 지난해와 올해 세 차례 제작비 절감을 주문했다. KBS 한 기자는 “재정 상황과 시기에 따라 보도나 시사프로그램, 드라마 등 각각의 경영전략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데 돈에 따라 일괄적으로 제작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전략이 없다”고 꼬집었다.

MBC의 경우 올해 상암동 신사옥 이전으로 수백억 적자가 예고되고 있지만 최근 임원진 임금을 대폭 인상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지난 3일 이사회에서 MBC 임원진의 기본급 8.5% 인상안을 통과시켰다. 임원들 임금이 수년간 동결돼 타사 대비 급여가 낮다는 근거를 대고 있지만 갓 4개월여 된 임원들의 경영실적 평가도 없이 졸속으로 처리했다는 비판이 높다. 내부적으로 긴축경영도 조만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상파 한 노조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사 경영 위기가 어제오늘 일이 아닌 만큼 막대한 적자가 예상됐다면 미리 대안을 내놓고 대비했어야 했다”며 “경영진의 책임은 외면하면서 외부 요인을 핑계로 사원들에 불리한 인사, 임금 체계로 바꾸려는 시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