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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회 끝내 '그들만의 리그'

특별다수제·사추위 거부…KBS 사장 공모 부적격 인사 대거 포함

김고은 기자  2014.07.02 13: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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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양대 노조가 특별다수제와 사장추천위원회 도입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5일부터 신관 로비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사진은 KBS 양대 노조와 사내 직능단체 지도부가 지난달 16일 KBS 사장 선임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특별다수제 채택과 사추위 구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는 모습. (뉴스1)  
 
KBS 차기 사장 공모가 마감된 가운데, 논란의 인사가 다수 지원한 것으로 확인돼 ‘제2의 길환영’ 사태 재연이 우려되고 있다. KBS 이사회가 특별다수제와 사장추천위원회 도입을 끝내 거부하고 ‘밀실 인사’를 고집함에 따라 정치적으로 독립된 사장 선임은 요원해졌다.

지난달 30일 마감된 KBS 사장 공모에는 총 30명이 지원서를 냈다. 전직 KBS 출신 인사가 16명으로 가장 많았고, 현직 KBS 인사가 6명, 일반 시민 5명, 언론계 출신 인사가 3명으로 집계됐다. KBS 이사회는 2일 서류 심사로 후보자를 추린 뒤 9일 면접을 통해 최종 사장 후보자 1인을 선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사들 가운데 KBS 양대 노조가 지목한 ‘부적격자’ 조건에 해당하는 이들이 다수 포함돼 후폭풍이 예상된다.

유력 후보 중 한 명인 홍성규 전 방통위원은 2012년 사장 공모 당시에도 물망에 올랐으나 사장 공모에는 응하지 않았다. 당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그를 ‘반 공영, 반 KBS 인사’라고 혹평했다. 권혁부 전 방통심의위 부위원장은 2008년 KBS 이사로서 정연주 사장 해임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방심위에선 ‘공안심의’, ‘표적심의’에 앞장서 왔다.

2012년 초 84%의 압도적인 불신임을 받아 사임한 고대영 전 보도본부장은 그해 KBS 사장 도전에 응했다가 단 한 표만 얻었다. 이후 길환영 사장이 그를 부사장에 임명하려 했으나, KBS 이사회에서 부결됐다. 부사장도 통과하지 못한 사람이 사장이 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강동순 전 KBS 감사는 2007년 한나라당과 대선 전략을 모의한 녹취록 파문의 주인공으로, 자격 없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벌써 네 번째 사장 도전이다.

이밖에 본부장 신임 투표에서 과반수 불신임을 받았던 이화섭 전 보도본부장이나 김인규 사장 체제에서 임원을 지낸 조대현 전 부사장과 이정봉 전 보도본부장 등도 편파·불공정 방송의 책임이 있다는 평가다. 길 사장 해임 이후 KBS 체제를 이끌고 있는 류현순 부사장, 전홍구 부사장 등도 파업 이후 ‘보복인사’ 논란으로 구성원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KBS 양대 노조는 사장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철저한 인물 검증을 실시해 부적격자와 문제 인물을 가려낸다는 계획이다. 양대 노조는 지난달 25일 △정치적 독립성 △방송의 공영성 및 공정성 △방송 및 경영의 전문성 △통합적 리더십 △도덕성 등을 KBS 사장 자격조건으로 제시했다. 또한 정당이나 방송 규제 기관, 공직 선거 캠프와 대통령직 인수위에 몸을 담은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인사 등의 부적격자 조건도 함께 명시했다.

이들은 1일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자격 조건을 이사회가 사장 선임 과정에서 최우선적으로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며 특별다수제와 사추위 도입을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KBS 여당 이사들은 시급성과 위법성을 들어 이번 보궐 사장 선임에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새노조는 “불과 2년 전에 벌어진 과오를 또 다시 반복하고 있는 이번 이사회는 공영방송 KBS의 역사에 죄인으로 남을 것”이라며 “공정방송을 바라는 구성원의 염원을 짓밟은 이사들의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