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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위원장·공안검사 출신 위원…이념심의 강화되나

<방통심의위 3기 출범>심의위원 면면 보면 편파심의 우려

김고은 기자  2014.06.25 1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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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사퇴를 촉구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항의를 받으며 취임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합의제 정신 무시한 2기 전철 밟나
잇단 징계취소 판결 영향줄 지 주목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친일·반민족 역사관 논란 끝에 결국 낙마했다. 그러나 친일·독재 옹호 사관으로 물의를 빚은 또 다른 인사는 3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친북좌파’ 척결을 주장해 온 공안검사 출신은 심의위원에 위촉됐다. 앞서 2기 방통심의위가 ‘정치심의’, ‘표적심의’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면, 3기 방통심의위는 ‘이념의 전쟁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기 방통심의위의 키워드는 ‘공안심의’였다. 이 같은 경향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뚜렷해졌는데 국정원 간첩조작 사건, 통합진보당 내란음모 사건 등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도한 방송에 대해 거의 예외 없이 중징계를 내렸다.

또한 이중 잣대가 난무했고, 합의제 정신은 종종 무시됐다. 여야 6대3의 의결 구조 속에 사실상 다수 정파에 의한 독임제 기구처럼 운영됐다. 장낙인 상임위원은 “2기 들어 심각한 정파적 다툼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구 방송위원회 시절인 2007년 전체 방송 심의 중 99% 이상이 전원 합의로 의결됐지만, 2013년 방통심의위에선 합의로 의결된 사례가 55.8%로 절반을 겨우 넘겼다. 유승관 동명대 방송영상학과 교수는 “1·2기 심의위에서 정부여당 추천 위원들의 심의의견이 심의결과와 일치하는 비율은 85%로 야당 추천 위원의 26%와 큰 차이가 있었다”면서 “특히 야당 추천 위원의 일치율은 1기 44%에서 2기 23%로 반 이상 줄어 심의결과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상당 부분 소수 의견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을 의식한 듯 박효종 3기 위원장은 지난 17일 취임사에서 “합의제 정신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심의위원들의 과거 전력 등을 종합할 때 ‘이념심의’, ‘불통심의’가 오히려 더 강화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일단 위원장부터 ‘요주의’ 인물이다. 박효종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캠프부터 인수위원회까지 참여한 인사다. 또한 대표적인 뉴라이트 학자로 박 위원장은 5·16 군사 쿠데타를 혁명으로 평가하고, 종북 척결을 내세운 우파 시민단체에도 참여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악의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서거 3주 전 중앙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그의 권력부패와 위선은 얼마 동안 감옥에 간다고 해서 쉽게 용서받을 수 있는 죄가 아니다”라고 단정하며 “일생 동안 유랑하는 천형(天刑)에 처해졌던 ‘카인의 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의 역사관이나 정치편향 전력이 역사관 논란 속에 사퇴한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보다 더하면 더하지 덜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공안검사 출신인 함귀용 위원도 닮은꼴이다. 청와대 추천을 받은 함귀용 위원은 방송에 대해 가장 편향된 인식을 가진 ‘문제적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2009년 한 토론회에서 “지난 10년간 시사, 교양, 보도, 드라마 등에서 지속적으로 좌편향의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송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함 위원은 2010년 친일인명사전 발간에 반발해 조국 서울대 교수, 박원순 서울시장, 소설가 조정래씨 등을 포함한 ‘친북인명사전’ 발간에도 적극 참여했다. 함 위원은 방통심의위 산하 방송심의소위에서 방송 심의를 전담한다.

이처럼 정치·이념 편향적인 인사들이 주도할 심의가 자칫 이념 대결의 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최근 잇따르는 방통심의위 징계 처분 취소 판결이 왜곡된 심의위 운영에 경종을 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방통심의위는 CBS ‘김미화의 여러분’, MBC ‘뉴스데스크’에 이어 KBS ‘추적60분’까지 올해 나온 징계 처분 취소 판결에서 ‘전패’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방통심의위가 특히 정부에 비판적인 방송에 대해 ‘최소심의’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윤성옥 경기대 언론미디어학과 교수는 “방송심의제도가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을 원천적으로 금지시키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면서 “정부를 비판하고 감시하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하지 말라는 게 방송심의제도”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