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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이진숙 본부장 "권력에 책임묻는 풍조 잘못"

방문진 이사회 출석해 답변

강진아 기자  2014.06.19 21:4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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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이진숙 보도본부장이 19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서 “무조건 권력이나 기관에 책임을 묻는 풍조는 잘못된 것”이라며 “이를 자제하기 위해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세월호 침몰 사고 관련 MBC 뉴스데스크의 정부 비판 보도가 KBS와 SBS 보도의 약 30%에 그친 까닭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이 본부장은 19일 MBC의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한 보고를 위해 출석한 방문진 이사회에서 “이번 세월호 사고에 가장 책임이 있는 것은 청해진 해운이며, 그 다음이 관리감독을 못한 정부, 이어 안전의식에 소홀했던 국민”이라며 사고 책임에 대한 인식 지점을 보여줬다. 결과적으로 MBC에 세월호 관련 정정보도와 반론보도 청구가 없었다는 점을 들며 잘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하기도 했다.




   
 
  ▲ 이진숙 보도본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 출석해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한 업무 보고를 했다. 사진은 2012년 3월 서울 방문진 이사회에 출석하는 김재철 사장을 기다렸다가 함께 들어가는 이진숙 당시 홍보국장. (사진=미디어오늘 이치열 기자)  
 


이에 야당 측 이사들은 MBC에 대한 국민 신뢰가 한없이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성은커녕 자화자찬하는 태도를 비판했다. 또 세월호 보도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대책을 듣기 위한 자리임에도 전혀 준비가 안 됐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 본부장은 논란이 된 MBC 보도에 대한 입장과 추후 대안을 밝히기보다 사고 당일 ‘학생 전원 구조’ 오보를 MBC가 최초 보도했다는 주장을 ‘해명’하는 데 주력했다. 최초 보도는 MBC가 아니며 현장의 지나친 속보 경쟁으로 인해 빚어진 혼선이었다는 것이다.


야당 측 한 이사는 “공영방송의 잘못된 보도로 많은 이들이 내상을 입었지만 자성이 없다”며 “희생자 가족들의 조급증을 운운하며 피해자에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는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이사도 “공영방송의 존재 이유는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해 그들을 감시, 비판하는 것”이라며 “잘못이 없다고 하는데, 세월호 보도에 있어 MBC가 해경이나 정부 잘못에 대해 한번이라도 앞장서 검증한 적이 있냐”고 말했다.


이진숙 본부장은 “권력 비판이 공정보도라는 데 동의하지 못한다”며 “(권력에 대한)건전하고 합리적인 비판만 맞다. (그 같은 보도에)최선을 다했다. 앞으로 이런 성과들이 쌓이면 신뢰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보도 과정에서의 정부 통제 의혹에 대해서는 “보도 통제나 정부 가이드라인은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다.


세월호 보도와 관련해 자사 보도를 비판하거나 우려한 구성원들을 오히려 징계하고 있는 점도 지적됐다. 이 본부장은 “자유게시판 등에 올라오는 비판적 견해 중 건전한 것은 수용하고 도가 지나친 것에 대해서만 징계를 하고 있다”며 “보복 인사를 한 적은 없다.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거의 다 제자리로 돌아와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의 이런 해명과 달리 최근 유족 폄훼 논란이 일었던 기사를 방송 전에 회사 동기 카톡 대화방에 공유하며 우려를 표한 기자는 정직 1개월을 당했고,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세월호 보도에 대한 반성과 사죄 글을 올린 한 PD는 정직 6개월을 받았다.


앞서 MBC에서는 지난달 7일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조급증이 민간잠수부 죽음을 떠밀었다는 내용의 뉴스데스크 데스크리포트가 나간 후 논란이 일파만파 퍼졌다. MBC기자회와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등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 세월호 ‘보도 참사’로 규정지어지며 사측의 반성과 사과 촉구가 이어졌다. 이에 보도가 나간 다음날인 8일 방문진 이사회에서 야당 측 이사들은 세월호 보도 전반에 대한 이진숙 보도본부장의 의견을 듣자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여당 이사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리고 뒤이어 지난달 15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달 19일 출석이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