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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3월24일 KBS본관 1층에서 라디오 봄개편 관련 공정방송위원회 파행에 대해 사측에 항의하는 피켓팅을 벌이고 있다. (사진=KBS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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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사들의 제작 자율성이 연이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논할 유일한 창구인 공정방송협의회(위원회)가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정방송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자 중요한 감시책이지만 사측의 불성실한 태도와 거부 등으로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심각한 곳은 MBC다. MBC는 김재철 전 사장 시절인 지난 2012년 11월 노사간 단체협약이 만료된 후 현재까지 무단협 상태다. 1년7개월째 무단협이 지속되면서 공정방송협의회 운영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올해 단체협약 복원을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2012년 파업 이후 무차별 징계와 부당전보 등으로 기자들 ‘입’은 봉쇄되고, 내부 보도 비판 기능이 전무한 상황에서 공정방송을 위한 절실함 때문이다.
안광한 사장 취임 이후 어렵사리 단협 논의를 위한 실무교섭을 시작했지만, 지지부진하다. 특히 공방협에 대한 노사 간 시각차가 첨예해 진척이 없다. 사측은 공공연하게 공방협 조항을 없애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추후 논의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달에는 최근 논란이 된 세월호 참사 보도 관련 사과 방송과 공방협 개최를 노조가 요구했지만, 사측은 응하지 않았다. MBC본부는 “벌써 3차례에 걸쳐 공방협을 열자고 했지만 ‘그럴 의무가 없다’는 답으로 일관했다”며 “사측이 또다시 공정방송 조항 무력화를 시도한다면 그것은 MBC를 공정성 장치가 없는 유일한 언론사로 전락시키려 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KBS와 YTN의 경우 공정방송위원회가 열리지만 형식적 대화에 그치고 있다. 제작 자율성 침해에 대한 책임자 문책은커녕 공방위에서 한 약속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KBS는 지난 3월 라디오 봄 개편 당시 제작 자율성 문제로 공방위가 열렸지만 사측의 논의 거부로 약 30여분만에 파행됐다. 당시 한 사측 위원은 제작 자율성이 명시된 편성규약까지 부정하는 발언으로 거센 반발을 샀다. 4월에는 ‘6시 내고향’ MC 교체 논란이 불거졌다. 이는 지난 1월 ‘TV쇼 진품명품’ MC 일방 선정 논란에 대해 당시 류현순 부사장 등 간부들이 제작진 의견 수렴을 약속한 지 3개월도 안 된 시점이었다. 또 부사장이 사측 대표로 나와 사장에게 불공정 방송에 대한 책임을 직접 묻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YTN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공방위에서 사측 간부들 대답은 “문제없다”는 도돌이표다. 지난 2월 경찰 증원 대통령 공약 리포트에 대해 이홍렬 보도국장이 대통령 관련 내용을 삭제하며 파문이 일었다. 당시 노조 공추위는 공방위에서 협약 조항을 들며 국장 징계에 대한 표결을 요구했지만, 사측 위원들은 거부하며 퇴장했다. YTN 노조 관계자는 “회의는 열리지만 누가 오든 사측 입장을 똑같이 되풀이 한다”며 “실질적인 회의 운영 과정에서 합리적인 대화가 안 된다”고 말했다. SBS도 최근 ‘그것이 알고 싶다’ 세월호 아이템 불방 관련 노사 편성위원회를 열고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이달 또다시 기사 누락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결국 제작 자율성 침해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 수단 등 실효성이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KBS새노조 관계자는 “공방위는 단협에 보장된 제작 자율성 보장을 위한 기구이지만 기능에 한계가 많아 의미 있는 결과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제작 자율성을 훼손하고 불공정 보도를 한 인사를 규제할 수 있는 강제 조항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