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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영방송 낙하산 사장 방지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길환영 방지법,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토론회가 지난 12일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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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환영 전 KBS 사장 해임 이후 ‘제2의 길환영’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 논의가 한창이다. 사장 한 사람 바꾸는데서 끝날 것이 아니라 KBS 거버넌스 개혁과 함께 사장 선임 방식을 바꿔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논의 자체는 오래 전부터 진행돼 왔다.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길환영 방지법,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에 관한 토론회에서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지적한 대로 “이미 나와 있는 것들을 정리만 잘 하면 되는 수준”이다. 대표적인 것이 특별다수제와 사장추천위원회, 사장 인사 청문회 등이다. 사장 후보자 인사 청문회는 지난 5월 방송법 개정안에 반영됐지만, 8월 말부터 발효되기 때문에 이번 후임 사장 인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특별다수제는 여당 이사들이 과반(여야 7대4)을 차지하는 현행 이사회 의사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이사회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얻어 사장 후보자를 선출하는 제도다. 이미 해외 유수의 공영방송에서 채택하고 있기도 하다. 일본의 공영방송 NHK는 사장을 선임할 때 최고 의사 결정 기관인 경영위원회 12명의 위원 중 4분의3 이상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독일 공영방송 ZDF는 다양한 이해집단 대표들로 구성된 방송위원회에서 5분의3 이상의 찬성으로 사장을 선임한다.
최진봉 교수는 “특정 정파의 영향을 받지 않는 사장 선임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정치권의 영향력이 그대로 작용하는 현행 사장 선임 방식을 그대로 두고서는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 또는 독립성과 관련된 어떤 논의도 아전인수격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특별다수제 도입에 대해 여당 측은 한결같이 부정적이다. 여당 측은 현 방송법에 이사회는 재적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되어 있다는 점 등을 들어 특별다수제의 위법성을 주장해 왔다. 의사정족수 강화를 요지로 한 KBS 정관 개정만으로도 특별다수제 도입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제시됐으나 현행 여당 측 과반 의사 구조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차선으로 제시되는 것이 사장추천위원회다. 강형철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16일 언론개혁시민연대 주최로 열린 KBS 공적지배에 관한 토론회에서 “제도가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특별다수제 도입은 현실적으로 힘들 수도 있다”며 “그 정신을 살려서 법을 바꾸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방법이 사장추천위원회”라고 밝혔다. 강 교수는 “사추위를 여야 동등하게 구성한 뒤, 거기서 특별다수제나 절대다수제에 의해 사장 후보자를 의결하고, 이를 현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받는 형태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KBS 이사회 야당 측인 조준상 이사도 “이사회가 길환영 사장 선임과 해임에 대해 책임지는 차원에서 사추위를 구성하고 권한을 대폭 이양하는 방안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공영방송의 주재원인 수신료 징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관영화 영향을 희석시키기 위해 공영방송 KBS와 시청자 사이의 획기적인 관계 재설정이 필요하다”며 “BBC와 NHK처럼 적어도 강제 납부 제도만은 폐지해서 시청자들이 공영방송에 대한 권력으로서 지위를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게 KBS 공적지배의 첫 단계”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