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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문창극 검증' 촉발…언론사별 미묘한 시각차

문창극 총리후보 검증 언론 보도 분석

김성후 강진아 기자  2014.06.18 14: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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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종합일간지 대부분 부정적 기류 강해
중앙, 해명·사과 크게 ‘문창극 구하기’
MBC·YTN, 해명만 부각…“대변 방송”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언론 검증은 지난 11일 KBS가 문 후보자의 과거 강연 동영상을 보도하면서 본격화됐다. 문 후보자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면서 언론 보도는 대체로 지명철회나 자진사퇴 분위기로 흘렀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2기 내각을 출범시키고 여야가 총리 후보자 임명을 놓고 격돌하면서 지켜보자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종합일간지의 문 후보자 보도는 자사 주필 출신인 중앙일보를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문 후보자 기사를 1면에 꾸준하게 싣고 있는 경향·한겨레·한국일보와 1면에서 문 후보자 관련 기사가 사라진 동아·조선·중앙일보의 지면 배치다.

조·중·동 1면에서 사라진 문 후보
조선일보는 13일자부터 1면에 문 후보자 관련 기사를 싣지 않고 있다. 13일자에 2면 전체를 할애해 집중 보도했으나 이후부터는 3·4·5·6면에 배치했다. 12일자 1면에는 책임총리제와 관련해 “처음 들어보는 얘기”라는 문 후보자의 발언을 보도했다. 반면 총리 자격을 의심케 한 문제의 발언(“일제의 식민지 지배와 남북 분단은 하나님의 뜻”, “제주 4·3사건은 공산주의자들의 폭동”,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에게 신세를 지는 게 우리 민족의 DNA”)은 3면에 3단으로 실었다.

중앙일보는 ‘“권력에 쓴소리…대통령에게 할 말 할 사람”’(11일자 3면), ‘“한국 굽이굽이 시련 받았지만…지금 기회의 나라 됐다”’(13일자 4면), ‘“저는 세 딸의 아버지…위안부 문제 누구보다 분개”’(16일자 3면)등에서 보듯 전반적으로 문 후보자를 옹호하거나 방어하는 기사를 싣고 있다. 문 후보자의 일제 식민 지배, 남북 분단 관련 발언은 2단 기사로, 새누리당 초선 의원 6명의 사퇴 요구 성명 발표는 여야 공방 기사에 녹여서 보도하는 반면 문 후보자가 자신의 강연과 칼럼에 대해 해명한 기사는 1면에 싣는 등 문 후보자 ‘구하기’에 나섰다는 인상이 짙다.

경향신문과 한국일보, 한겨레 등은 문 후보자가 총리로 지명된 다음날인 11일자부터 관련 기사를 1면에 매일 싣고 있다. 특히 “일제의 식민지 지배와 남북 분단은 하나님의 뜻”, “일본에 위안부 사과 받을 필요가 없다”,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에게 신세를 지는 우리 민족의 DNA” 등의 발언이 알려지자 문 후보자의 심각한 역사왜곡과 편향된 인식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한겨레는 13일자 1면 ‘문창극 강연 동영상 3편 뜯어보니’ 기사에서 “문 후보자의 강연에는 우리 내부의 세대 갈등과 종교 갈등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갈등까지 유발할 수 있는 내용이 눈에 띄었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도 같은날 2면 ‘“문, 윤치호 발언에 적극 동조해 인용…식민사관 뿌리둔 뉴라이트”’에서 역사·종교학자들의 말을 빌려 “문 후보자의 발언은 제국주의의 논리에 뿌리를 둔 뉴라이트 사관이 투영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SBS, 동영상 입수하고도 보도 안해
방송사들은 10일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지명된 다음날부터 현격히 다른 행보를 보였다. KBS는 문 후보자의 과거 발언 동영상을 단독 보도하는 등 날카로운 검증으로 화제가 됐다.

지난 11일 ‘뉴스9’에서는 문 후보자가 지난 2011년 교회 강연에서 “일본 식민 지배는 하나님 뜻”이라고 발언한 영상을 톱뉴스로 공개하며 논란은 일파만파 퍼졌다. KBS는 이어 “게으르고 자립심 부족…우리 민족의 DNA” 발언과 선거 때마다 논란이 된 ‘노골적 정치 편향 칼럼’을 연속 보도했다. 12일도 3꼭지 톱을 문 후보자가 장식했다. 초빙교수로 재직한 학교 강의에서 위안부와 관련해 ‘일본으로부터 굳이 사과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한 발언과 “6·25는 미국을 잡기 위해 하나님이 주신 것” 등의 발언을 공개했다.

반면 SBS는 11일 KBS가 단독 보도한 영상을 사전에 확보하고도 보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10일 해당 영상을 입수한 기자가 정치부장과 보도국장에 보고했고, 11일 기사까지 작성했지만 보도되지 않았다. 기자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정확한 경위와 해명, 재발방지를 촉구하자 성회용 보도국장은 13일 판단 잘못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기자들은 편집회의 논의과정 자체가 없었던 점 등을 들며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16일 SBS기자협회는 긴급 총회를 열고 국장의 해명과 사과가 미흡하다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후폭풍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MBC와 YTN에서는 후보 검증 보도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문 후보자 발언과 관련해 문제를 짚기보다 해명에 집중했다. 새로운 검증 내용도 없었다. MBC는 책임총리제를 “처음 듣는다”는 발언에 대해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며 여지를 줬고, 위안부 발언 사과 등 해명에 정면 돌파 의지를 강조했다. 또 문 후보자 관련 보도마다 끝부분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YTN도 문 후보자와 총리실 입장에만 주목했다. 논란이 커진 12일에만 “사과할 뜻 없다…언론 법적 대응 방침” 등의 해명을 30여건 보도했다. YTN노조는 “논란이 된 사안을 먼저 보도하고 해명을 다뤄야 하지만 논란 자체는 보도하지 않고 해명만을 계속 추가해 방송하는 식”이라며 “문 후보자 입만 바라보는 문창극 대변방송”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