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경향, 한겨레, CBS 등을 상대로 잇달아 소송전을 벌이면서 소송을 통해 권력에 비판적인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등 청와대 관계자 4명은 지난달 12일 서울중앙지법에 한겨레를 상대로 정정보도 및 8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 및 800만원의 손해배상을 신청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월17일 전남 진도체육관을 찾아 세월호 사고현장에서 구조된 아이를 위로하는 장면에 대해 연출 의혹을 제기한 보도를 문제 삼은 것이다.
앞서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은 4월30일 ‘박 대통령 조문 연출 논란’을 보도한 CBS노컷뉴스를 상대로도 서울남부지법에 8000만원 손해배상 소송을 내고 언론중재위에 정정보도를 청구했다.
청와대 및 국가기관이 언론사에 정정보도와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언론중재위에 따르면 국가기관이 언론사를 상대로 조정을 청구한 건수는 노무현 정부 752건, 이명박 정부 353건, 박근혜 정부 64건(5월 말 현재)에 달한다. 이 중 청와대가 언론사에 조정을 청구한 건수는 노무현 정부 55건, 이명박 정부 1건, 박근혜 정부 5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노무현 정부의 경우 보수언론과의 갈등으로 조정 건수가 많을 수밖에 없었지만, 임기 1년4개월에 접어든 박근혜 정부가 지난 정권을 앞지른 수치를 기록한 것은 현재 청와대의 언론관을 엿볼 수 있다는 게 언론계 평가다.
특히 청와대는 정정보도·반론보도도 거부한 채 법정 다툼을 불사하고 있다. 한겨레는 반론보도문 게재를 조건으로 소송을 취하한다는 언론중재위의 권고를 받아들일 계획이었으나 김기춘 실장 등이 이를 거부했다. 박 대통령 측은 지난 2012년 8월 경향신문의 정수장학회 관련 보도에 대해서도 정정보도 권고를 수용하지 않고 1년9개월의 지난한 소송을 거친 끝에 지난달 15일 500만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얻어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사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기사화하는 건 시중에 떠도는 정보지와 다를 게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