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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임명한 보도본부장마저 사표

통제력 상실한 길환영 사장, 이사회 앞두고 강경 모드

김고은 기자  2014.06.04 13: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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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 조합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청계천에서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거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스1)  
 
전체 간부 70% 보직 사퇴…김시곤 전 국장 추가폭로 예고


5일 KBS 이사회의 사장 해임제청안 처리를 앞두고 사면초가에 몰린 길환영 사장이 보복성 인사와 노조 파업에 대한 강경 대응 천명으로 자리 지키기에 나섰다. 그러나 오히려 주춤했던 보직사퇴 행렬이 이어지는 등 반발이 거세지면서 길 사장이 조직 장악력과 통제력을 사실상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길환영 사장은 지난 2일 소수의 간부들만 참석한 가운데 특별직원조회를 열어 자신이 관련된 보도개입 의혹 일체를 거듭 부인하며 외압 논란을 규명할 특별공정방송위원회를 노조가 요구하면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외압설에 대해선 세월호 관련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명확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양대노조의 파업에 대해서도 거듭 불법파업 운운하며 파업에 따른 손해배상과 구상권 청구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 시간가량 이어진 이날 길 사장의 특별 담화는 자신의 해임제청안 의결 여부가 결정될 5일 이사회를 겨냥한 것이었다. 국정조사 출석이나 특별공방위 수용 등의 발언도 시간을 벌어보겠다는 속셈이다. 길 사장이 보도 외압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 의지를 천명한 상황에서 KBS 이사회가 해임제청안 의결을 강행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5일 이사회에서 해임제청안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KBS 파업과 방송 파행 사태는 장기화 될 수밖에 없다. 4일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방송까지는 양대 노조가 ‘국민의 알권리’ 보호 차원에서 적정 인원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이후 월드컵 중계방송은 출국 거부 방침으로 방송 파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군다나 길 사장은 조직에 대한 통제력을 사실상 상실한 상태다. 길 사장은 2일 특별담화 직후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보직 사퇴한 보도본부 부장 6명을 지역방송총국 평기자로 기습 발령했다. 이에 임창건 전 보도본부장 후임으로 지난달 19일 취임한 이세강 보도본부장이 사표를 제출했고, 보도본부 국장급인 김종진 디지털뉴스국장과 김진수 국제주간도 ‘피의 월요일’을 성토하며 보직을 사퇴했다.

또 사장을 지키자는 성명에 동참하지 않았던 제주방송총국장과 강릉방송국장 등을 길 사장이 보직 해임하자 제주와 강릉의 부장들이 전원 보직 사퇴를 밝혔다. 길 사장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미래미디어센터 소속 부장 3명도 보직을 사퇴하는 등 3일 현재까지 보직 사퇴자 수가 앵커 포함 355명으로 전체 보직 간부의 70%를 훌쩍 넘었다.

보도 외압 의혹이 “허무맹랑한 소설”이라는 길 사장의 주장에 대해서는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거짓 해명”이라고 반박하며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김 전 국장은 3일 KBS 기자협회 진상조사단과 만난 자리에서 “길 사장이 보도 개입 사실을 부인할 수 없을 만한 여러 물증을 확보해 놓은 상태”라며 이 같이 밝혔다. 또한 세월호 국정조사나 KBS 이사회 등에 직접 증인으로 출석해 보도 개입 의혹에 대한 대질 심문도 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KBS 기자협회는 청와대 등의 보도 및 인사 개입 의혹과 관련해 길환영 사장과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 비서관 등을 방송법 위반 혐의로 3일 검찰에 고발했다. KBS노동조합(1노조)도 이날 길 사장의 방송법 등 법률위반 등의 위법행위에 대해 1019명의 KBS 직원 및 일반인 명의로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