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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보도본부장 '보복인사' 항의하며 사표

길환영 사장, 보직사퇴 부장 6명 지역총국 평기자 발령

김고은 기자  2014.06.02 18:4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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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물론 자신이 임명한 팀장급 이상 간부들로부터 전방위적인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길환영 KBS 사장이 보직을 사퇴한 보도본부 부장들을 2일 지역 평기자로 발령해 ‘보복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보도본부장이 사표를 제출하고, 국장급 2명이 보직 사퇴에 동참하는 등 길 사장 퇴진 여론이 더욱 거세지는 형국이다.

길환영 사장은 이날 오전 특별조회를 열고 ‘청와대 보도개입’과 ‘청와대 인사개입’ 의혹에 대해 “허무맹랑한 소설”이라고 일축하며 “기자협회와 노동조합이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발언과 폭로에 대한 진상조사에 대한 형식과 절차를 제시한다면 이를 수용할 것이며, 사장이 참여하는 특별공정방송위원회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며 보직을 사퇴한 간부들을 향해 “그동안 못다 한 책임과 의무를, 지금이라도 제자리로 돌아와 혼신의 노력을 다해 이행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한 시간 뒤, 길 사장은 국부장단 인사를 통해 보직 사퇴한 보도본부 부장 6명을 부산, 창원, 광주, 전주, 대전, 춘천방송총국으로 평기자 발령을 냈다. 함께 보직을 사퇴한 편성본부 콘텐츠개발실장은 부서 평직원으로 강등하고, 제작기술센터 중계기술국 총감독은 관악산 송신소로 발령했다. 사장 사퇴 촉구 서명운동에 동참한 시청자본부 재원기획부장도 평직원으로 인사 조치했다. 사장을 지키자는 성명에 동참하지 않았던 제주방송총국장, 강릉방송국장은 인재개발원(연수원)으로, 제작기술센터 보도기술국장은 소래 송신소로 보냈다.

KBS 양대 노조는 즉각 성명을 내어 “보복 인사를 철회하라”고 성토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금번 발령은 명백한 불법·부당 발령으로 효력정지 가처분을 통해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지난달 19일 임창건 전 보도본부장 후임으로 임명된 이세강 보도본부장이 사표를 제출했다. 국장급인 김종진 디지털뉴스국장과 김진수 국제주간도 사내 게시판을 통해 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종진 국장은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오해로 입사 27년째이지만 이렇게 노골적인 인사는 처음 본다”면서 이번 인사를 “보도본부와의 전면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고 있건만 사장님이 계시는 한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작금의 상황에서 공영방송인으로서의 마지막 영예를 지켜 달라”고 용퇴를 촉구했다.

김진수 주간도 “이젠 더 이상 할 역할이 없어 보직을 이쯤에서 그만두려고 한다”며 “회사의 앞날이 너무도 암담하지만 후배들과, 동료들과 함께 KBS가 명실상부한 공영방송으로 우뚝 서는 희망을 놓지 않고 갖고 가겠다”고 밝혔다. 길 사장과 그의 측근 인사들을 향해서도 “더 이상 자신들의 방어를 위해 후배들을 욕되게 하지 말고 제발 자신들을 좀 돌아보셨으면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길 사장이 ‘불법 파업’과 제작거부에 대한 엄정 대응을 거듭 천명하고 있지만, 2일 현재 보직 사퇴 간부는 총 325명(앵커 포함 339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이날 특별조회에도 본사 팀장급 이상 간부 500여명 가운데 약 80여명만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