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노조 똘똘 뭉쳐 길환영을 몰아내자.”
“돌아가는 길, 환영합니다.”
길환영 사장이 갈라진 노조를 하나 되게 만들었다. KBS 양대 노조가 길환영 사장 퇴진을 위해 사상 첫 공동 파업에 돌입했다. KBS노동조합(1노조)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29일 새벽에 끝난 KBS 이사회에서 길환영 사장 해임제청안 처리가 연기됨에 따라 이날 오전 5시부로 총파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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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양대 노조가 29일 사상 첫 공동 파업에 들어가며 공동 파업 출정식을 가졌다. KBS노동조합 백용규 위원장(맨 왼쪽)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권오훈 위원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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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공동 파업 출정식이 열린 이날 오후 3시. ‘개념광장’으로 불리는 여의도 KBS 신관 계단은 양 노조 조합원 1000여명으로 가득 찼다. 양 노조 조합원들이 파업으로 한 자리에 모인 것은 2009년 노조가 나뉜 뒤로 처음이었다. 노조의 벽도, 직종 간 벽도 허문 파업에 조합원들은 “오늘만큼은 길환영 사장이 고맙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특히 두 노조 부위원장이 조합 깃발을 교환하는 순간에는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나왔다.
백용규 1노조 위원장은 “처음으로 길환영 사장 퇴진과 정치적 독립을 위해 양대 노조가 같이 한다. 오늘 아침 모든 협회와 보직 간부들도 같이 하기로 뜻을 한데 모았다”며 “이번 싸움은 KBS 모든 직원 대 길환영의 싸움이다. 새노조, 협회, 보직간부 등 모든 KBS 사우와 함께 연대해 KBS를 하나로 지키겠다”고 투쟁사를 밝혔다.
권오훈 새노조 위원장은 “공동 파업이 가능할까, 길환영 사장은 의심했지만 이렇게 시작했다. 미리 경고한대로 이번 파업은 KBS 모든 구성원이 함께 하는 무기한 총파업”이라고 선언했다. 권 위원장은 “길환영 사장이 아무리 불법 파업 운운하며 우리를 협박하고 징계와 해고를 남발하더라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시작을 같이 했다. 끝까지 반드시 승리해 원래 있던 KBS의 제 자리로 함께 돌아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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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양대 노조의 사상 첫 공동 파업 출정식에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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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파업은 양 노조의 사상 첫 공동 파업이자 사내 모든 협회와 보직 간부들까지 제작거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단 점에서 과거 어느 파업과도 사뭇 다른 양상이다. 방송 파행 규모도 어느 때보다 크다. 일부 간부급과 핵심 필수 인력을 제외한 대부분의 조합원과 협회원들이 파업에 참여해 첫날부터 대규모 방송 파행 사태가 빚어졌다. 특히 양 노조 소속 아나운서 80명 전원이 파업에 동참하면서 뉴스와 프로그램 진행자가 전면 교체된 것은 물론, 대체 진행자를 구하지 못해 일대 혼란이 빚어질 정도다.
KBS는 29일 공식 입장을 내고 “이번 파업은 근로조건과 무관한 사장 퇴진을 목적으로 한 명백한 불법파업”이라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타협과 관용이 없음을 명확히 선언하고, 사규위반에 따른 징계책임과 불법행위에 따른 민형사상의 책임을 엄격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민주노총 법률원 신인수 변호사는 최근 잇단 MBC 등 방송사 파업 관련 판결을 인용해 “공정방송 실현은 언론노동자의 가장 중요한 근로조건이므로 파업은 정당하다는 것이 법에 의해 확인됐다”며 “여러분은 파업 하셔야 한다”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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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업 출정식을 끝낸 양 노조 조합원들은 KBS 본관을 거쳐 연구동까지 행진을 한 뒤 길환영 사장 퇴진을 촉구하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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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노조는 이날 총파업 투쟁선언문을 통해 “이번 총파업 투쟁은 공영방송 KBS가 정권과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정치세력으로부터 독립해 오로지 국민에게만 충성하겠다는 독립선언”이라며 국민들의 지지를 당부했다. 이들은 “길환영 사장이 물러나는 것은 KBS가 새롭게 태어나 권력의 품에서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다는 처절한 몸부림의 출발점”이라며 “길 사장 퇴진 이후 우리는 독립적 사장 선임과 보도와 프로그램의 제작자율성을 지켜내기 위한 사내외적 제도 개선이라는 지난한 싸움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총파업 출정식에는 취재진 수십여명이 몰려 이번 KBS 사태에 쏠린 여론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특히 JTBC는 파업 출정식 현장을 생중계로 연결하는 등 KBS 파업 관련 특보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