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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방송 만들 수 있게 이사회가 좋은 결정 내렸으면…"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소속 아나운서

김고은 기자  2014.05.28 13: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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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뉴스9’ 최영철 앵커가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길환영 사장 퇴진 촉구를 위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아나운서들은 길환영 사장과 특별한 악연은 없어요. 하지만 리더십도, 경영능력도, 소통능력도 없는 사장이란 것만은 알고 있죠. 무엇보다 지금 KBS 사태의 가장 큰 책임자라는 분명한 사실도요.”

세월호 ‘보도참사’에 ‘죄인’이 된 것은 기자나 PD뿐만이 아니었다. 최일선에서 시청자들에게 방송을 직접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아나운서들도 “KBS 직원이라는 게 미안한 마음이었다”고 털어놨다.

“제대로 보도했다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뒤늦은 반성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공정방송을 되살리자”는 요구가 분출했고, 구성원들의 뜻은 자연스레 “사장 퇴진”으로 모아졌다. 익명을 요구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 소속의 모 아나운서는 “공정방송을 하기 위해서는 청와대와 교감 있는 사장을 결코 인정할 수 없고, 그래서 길환영 사장 퇴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소 직종간의 갈등이 없진 않겠지만, 이번 길 사장 퇴진 투쟁만큼은 이견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PD 사장에 대한 기자 직종의 반발”이라는 길 사장 주장에 대해 “기자라서 PD 사장 나가라는 것이라고 전혀 생각지 않는다”면서 “본인이 퇴진하든 아니든, KBS 미래에 아무 도움도 안 되는 말을 굳이 할 필요가 없었는데, 실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나운서실에서 새노조 소속 조합원은 ‘소수파’다. 지난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 파업을 거치며 새노조 소속 아나운서들은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등 유독 많은 불이익을 당했다. 그런데 이번만은 다르다. 다수의 아나운서들이 소속된 KBS노동조합(1노조)이 총파업을 결의하면서 사상 첫 양대 노조 동시 총파업이 예고된 상태다. 단일 노조 이후 처음으로 모든 아나운서 노조원이 함께 투쟁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셈이다. 그는 “파업으로 받게 될 불이익이 걱정되지 않는다면 틀린 말이겠지만, 이번엔 전 사원이 단합해서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사회가 좋은 결정을 해서 파업을 막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제대로 된 방송을 만들기 위해 잠깐 방송을 멈추는 것에 대해 특히 이번 만큼은 국민 대다수가 이해해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여러분의 도움이 많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