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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인정한 2012년 MBC 파업

업무방해혐의 국민참여재판 정영하 전 위원장 등 '무죄'

강진아 기자  2014.05.28 13: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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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년 MBC파업을 이끌어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전 집행부에 대해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27일 판결 직후 (왼쪽부터)정영하 전 위원장과 이용마 전 홍보국장, 신인수 변호사, 강지웅 전 사무처장, 김민식 전 편성제작부위원장, 장재훈 전 정책교섭국장이 함께 웃고 있다.  
 
27일 새벽 4시30분. 17시간의 재판을 끝내고 서울남부지법 406호 법정 앞에 선 5명의 언론인들은 환하게 웃었다. 재판부가 무죄라고 선고한 순간, 그들에게는 170일간의 싸움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변호를 맡은 신인수 변호사의 말처럼 ‘사필귀정(事必歸正)’이었다. 서울남부지법 제23형사부(재판장 박정수)는 2012년 공정방송을 외치며 170일간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파업을 이끈 정영하 전 위원장 등 전 노조 집행부 5명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7명의 배심원 평결을 받아들인 결과다. 늦은 밤 함께한 30여명의 MBC 동료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지난 1월 2건의 민사소송에 이어 또다시 파업의 정당성을 입증한 순간이었다.

“여러분은 어떤 MBC 방송을 원하십니까. 국민을 위한 뉴스를 위해 170일간 파업했지만, 기자들은 내쫓기고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십시오.”(신인수 변호사)

이번 공판에서 배심원들은 노조 측 손을 들어줬다. 불법파업에 따른 업무방해는 7명 중 6명이 무죄, 출입문 봉쇄 등으로 인한 업무방해와 김재철 전 사장 법인카드 내역 비밀누설은 전원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문 봉쇄로 제작·편성 등 방송업무 자체가 제한됐다고 보기 어렵고, 법인카드 공개 역시 정보통신망 침입 등 부정한 방법에 의한 것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낙서로 로비 기둥·현판을 훼손한 건 6명 유죄로, 재판부는 정영하 전 위원장에 벌금 100만원, 나머지 4명에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쟁점은 파업 목적이었다. 검찰은 ‘불법 파업’이자 ‘정치 파업’으로 규정했고, 변호인은 ‘공정방송’을 위한 타당한 수단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집회 구호 및 노보 등에 ‘김재철 퇴진’ 일색이라며 “노조가 사장을 쫓아내기 위해 방송제작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공정방송’을 위해 파업에 이르게 된 경위를 제시했다. 가장 큰 원인은 노사 협의체인 공정방송협의회를 사측이 무시했다는 이유다. 신 변호사는 “파업의 전후 사정과 경위를 살펴야 한다”며 “방송의 공정성을 지키지 않는 사장에 책임을 묻는 것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도 “2010년 이후 노사 대립이 계속되며 사측이 기자회장 해고로 파업을 예측하는 것은 가능했다”며 “객관적·합리적 예측이 가능해 위력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증인신문에서는 1986년 입사동기인 해직 PD와 사측 간부의 ‘공정성’에 대한 생각이 확연히 드러났다. 최승호 PD는 “MBC노조는 공정보도를 위해 만들어졌고, 가장 기본적인 근로조건이자 근본정신”이라 한 반면 이진숙 보도본부장은 공정성 판단의 최종 주체 질문에 “기자 본인의 양심과 언론사 사장”이라고 말했다. 판결 직후 정영하 전 위원장은 “업무방해가 아닌 합법적 파업임을 재판부와 배심원이 다시 한 번 인정했다”며 “공정방송이 방송사의 근로조건으로 이를 지키라고 판결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