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직능협회와 MBN기자협회가 27일 성명을 내고 KBS 기자들의 싸움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정방송을 사수하기 위한 KBS 기자들의 움직임이 비단 KBS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목소리다.
MBC기술인협회, MBC기자회, MBC미술인협회, MBC방송경영인협회, MBC아나운서협회, MBC카메라맨협회, MBC PD협회 등으로 구성된 MBC직능협회는 이날 공동성명에서 “KBS 구성원들의 양심적이고 용기 있는 행동에 아낌없는 지지를 보낸다”며 “제작 거부에 이어 170일 파업까지 겪은 MBC 구성원들은 마이크와 큐시트, 카메라를 내려놓는다는 게 얼마나 힘든 것인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고통을 감내하며 지금 KBS 구성원들은 정의롭고 옳은 길을 걷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재철 전 MBC 사장을 언급하며 길환영 KBS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길 사장의 행보에서 2년 전 김 전 사장의 모습을 본다”며 “공영방송을 망친 장본인인 김 전 사장이 어떻게 물러났는지, 말로가 어땠는지 떠올린다면, 길 사장의 갈 길은 분명해진다. 버티면 버틸수록 KBS는 망가질 대로 망가지고, 길 사장 자신도 비참해질 대로 비참해진 상태에서 토사구팽당할 것이라는 것을 김 전 사장이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라고 일갈했다.
또한 MBC직능협회는 이번 KBS사태를 계기로 ‘공영방송 사장 선임 구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어찌 보면 이번 KBS 청와대 외압 사건의 본질도 여기(사장 선임 구조)에 있다”며 “청와대와 여당이 공영방송 사장을 제멋대로 골라 뽑을 수 있는 이른바 ‘KBS 7:4, MBC 6:4’ 구조가 유지되는 한, 이런 일은 언제든 반복될 수밖에 없다. 언제든 ‘제2의 길환영’, ‘제2의 김재철’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MBN기자협회도 “용기 있는 KBS기자협회의 제작 거부를 지지한다”며 “광화문을 지나며 KBS 기자가 1인 시위하는 모습을 봤다. 한여름 때만큼 뜨거운 햇볕 아래 양복을 입고 서 있는 모습이 안쓰러웠지만 눈빛만은 그런 햇볕을 압도할 만큼 매서웠다. 공영방송을 지키고자하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길 사장은 당장 물러나야 한다”며 “청와대의 압력에 굴복해 후배들을 기만한 것이다. 업무복귀명령을 내리며 기자들을 겁박하는 건 자신의 과오를 숨기고자하는 꼼수에 불과하다. 후배들 앞에 당당하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자리에 연연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MBN 기자들의 자기반성도 이어졌다. 이들은 “길 사장과 싸우는 KBS 기자들의 모습에 우리는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길 사장이 자행한 부당한 지시는 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언론사 기자들이 받고 있는 부당한 명령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더 이상 물러나지 않겠다’ KBS 기자협회의 이 단순하지만 힘 있는 말은 침묵하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린다”고 덧붙였다.